6.4지방선거 지상토론-경주시장

입력 1998-05-19 00:00:00

경주는 당초 한나라당 이원식(李源植) 후보가 독주 하다시피 했으나 지난번 선거 때 4백40표 차로 낙선한 무소속 백상승(白相承) 후보의 설욕 전략, 자민련 김경오(金慶吾) 후보의 추격전이 만만찮다. 세 후보는 행정 경력, 참신성, 젊음 등 각자의 장점을 내세워 유권자를 파고 들고 있으나 아직도 절반이 훨씬 넘는 부동표가 도사리고 있다.

-이 후보가 지난번 선거 때 노동 청사와 동천 청사로 갈라진 두개의 시 청사를 통합키로공약해 놓고 실행치 못했다.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지?

▲이=후보지가 황성공원에 인접해 환경단체의 지적이 있은데다 고속철도 역사가 건천읍 화천리로 확정돼, 기존 경주역 청사 부지에 항구적 청사를 건립하는 방안을 신중히 검토 중이다. 올 하반기 중에 통합 임시청사를 착공, 늦어도 내년 상반기에 노동.동천 중 어느 한쪽에다 개청토록 하겠다.

▲김=장기적으로는 경주 역사 및 철도 부지에 시청사를 만드는 것에 공감한다. 그러나 당장시행이 어려운 만큼 현 노동 청사는 철거해 공원화하고 동천 청사 내에 신축하는 것이 제1방안이 될 것이다.

▲백=통합 청사는 도농 복합도시 경주 시정의 중심 센터이므로 시급한 지역현안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위치는 시민.시민단체.학계 의견을 공청회로 수렴, 시민 다수의 뜻과 전반적 21세기 도시계획에 맞추어 결정토록 하겠다.

-지난해 말 상호신용금고 2개가 무너졌다. 심각한 경주 경제의 회생 묘책이 있는지?▲이=일부 금융업체 도산 등 IMF 상황이 전개되면서 30만 시민을 위한 시장으로서 경제문제로 많은 고심을 하고 있다. 공공 근로사업 확대, 문화엑스포 격년제 개최, 중소기업 운전자금 및 농어촌 특별자금 지원, 이자 보전 등 장단기 계획을 세워 추진하고 있다.▲김=나라 전체가 어려운 상황에 경주 경제만 살릴 묘책이 있다면 이는 거짓말이 될 것이다. 우선 지역 상권을 활성화 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먹거리 골목, 토산품 거리, 예술공연거리 등 관광객 시가지 유치를 위한 특별 대책이 필요하다.

▲백=활기 잃은 시내 상권 회복을 최우선으로 해 관광 실수익 증대를 이루겠다. 지역 발주공사의 지역업체 우선 할당제를 시행하고, 청정 농수산물 도매시장 건설 방안, 지역 특산품의 품목별 수출애로 요인 타개책 등을 세우겠다.

-이시장이 잘한 점 못한 점은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김=아무리 이자가 싸다지만 부채가 1천억원을 넘는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 경제악화와 도시계획 실패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백=결과를 놓고 보면 1천5백억원에 육박하는 빚과 기업 연쇄 부도, 사업 추진 과정에서의시민 의견 배제 등이 잘못된 것이고, 가장 큰 잘못은 선심예산을 너무 많이 써 오히려 시민들에게 피해를 준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후보는 이들 지적을 어떻게 생각하나.

▲장기저리 기채를 내는 것은 오히려 능력이다. 기채를 따낼 수 없는 사람에게 시 살림을맡기는 것은 위험천만이다. 현재 부채 총액은 9백89억8천여만원이다. 민선 이후 기채는 4백23억3천만원이다. 모두가 광역 상수도와 문화엑스포 기반시설에 투자했다. 장기 저리채여서,지금의 인플레이션율과 우리 시의 예산규모 신장률을 감안하면 상환에는 별부담이 없다.-상대 후보들은 이 후보가 3년간 선거운동을 많이 했다고 비판하는데?

▲이=지방자치란 곧 주민을 위한, 주민에 의한, 주민의 행정이다. 때문에 '주민이 있는 곳에행정이 있어야 한다'는 본질을 모르고 하는 소리이다.

-김 후보는 행정 경험이 없다. 개발 욕구와 보존 과제로 맞물린 고도 경주의 시장 업무 수행이 너무 부담스럽다고 생각지 않는가.

▲김=지방 자치시대의 시장이 할 일은 '경영'이다. 도의원, 경주신문 창간, 신라병원 경영등 여러 분야에 경험이 풍부하다. 행정의 기술적 문제는 부시장 등 전문 공무원과 협의해결정하겠다.

-백후보는 서울 부시장까지 역임했다. 부시장직 사퇴 배경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말들이 있는데….

▲백=김영삼 정부가 출범하면서 장.차관급 인사가 일제히 사표를 내 물러난 것이다. 개인적문제나 잘못이 있어 물러난 것이 아니다.

-이후보는 자력으로 갈 수 있는 여성단체를 해외에 여행시켰다 해서 선거용이란 말이 많았는데?

▲이=지금은 국제화 시대다. 우리 시 여성 실버합창단이 96년에 자매도시 교류사업 일환으로 일본 나라시를 방문한 바 있다. 60%가 자부담이었다.

-김후보는 '시민의 공천'을 주장하다가 자민련에 입당했다. 어찌된 것인가?

▲김=현안 사업 해결을 위해서는 중앙정부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러려면 집권당소속 시장이라야 유리하다는 판단을 했다.

-백후보는 재산이 많고 이번 선거용으로 거액이 준비돼 있다는데?

▲백=동산과 부동산을 합치면 약 15억원 정도다. 대부분 선친으로부터 물려 받았으며 평생공직에 몸담아 오면서 깨끗하게 살았다. 항간에 나도는 음해성 소문의 진원을 찾아 검찰에고발하겠다.

〈경주.朴埈賢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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