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지방선거 시장군수 지상토론-포항시장

입력 1998-05-18 14:26:00

지방선거전이 본격화 되고 있다. 19일 후보 등록이 있게 되면 곧바로 거리유세가 시작된다.매일신문은 유권자들의 바른 선택을 돕기 위해 역내 시장.군수.구청장 출마자들을 개별로 면담, 그들의 포부와 견해등을 지상토론식으로 꾸며 시리즈로 엮었다.

지난 3월까지만 하더라도 한나라당 소속이었던 박기환(朴基煥)후보는 자민련으로, 자민련 당적이었던 정장식(鄭章植)후보는 한나라당 공천을 받아 당이 뒤바뀐 상태에서 선거를 치른다.당초 박후보의 일방적 독주가 예상됐으나 TK정서가 살아나면서 정후보가 맹렬히 추격하는양상.

-구청 폐지론이 박후보에 의해 95년도 말 제기됐다가 논란만 일으킨채 백지화됐다. 구청 문제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박=(단호하게) 폐지해야 한다. 포항의 2개 비자치 구청은 행정 계층만 늘린 것으로 시민.공무원 모두에게 불편만 끼치는 걸림돌이다. 지방자치는 정치적 타산을 버려야 하지만 일부시의원들이 정치적으로 해석하는 바람에 무산됐다. 다음 임기에서 반드시 재추진 하겠다.▲정=(한참동안 생각한 뒤) 행정 이론상 시청-(비자치)구청-읍면동으로 구분된 현체계에 이론이 있을 수 있겠으나 존속시키는게 바람직하다. 행정 효율성과 주민 편의가 우선 고려돼야 한다는 뜻이다.

-지난 한해 포항을 떠들썩하게 했던 대보면 폐기물 매립장 허가 신청이 지금 접수된다면어떻게 처리하겠는가.

▲박=시장이 누구인가, 시기가 언제인가 하는 것은 행정 행위에서 중시돼서 안된다. '표'를의식한 행정 행위를 해서는 안된다는게 소신이다. 법 절차상 하자가 없다면 (허가를) 거부할수 없는 것 아닌가.

▲정=나는 불허할 것이다. 법이 모든 현실 문제를 규정하지는 못하는 만큼 '법절차'만 따져문제를 풀어서는 안된다. 상당히 어려운 문제이지만, 허가로 얻을 수 있는 실익과 주민 감정(여론)을 비교해 행정 행위에 참고, 반대가 클 경우 불허할 수도 있는 것이다. 행정절차의민주화라는 측면에서 생각해야 한다.

-장기적 사업 외에 임기 내에 할 수 있는 일을 한가지만 약속한다면?

▲박=환호 해맞이공원, 흥해 농수산물 도매시장 등 많은 것이 있지만, 포항공대IC∼형산강하구∼송도구항∼울릉 선착장을 잇는 강변도로는 꼭 개설하겠다.

▲정=예산 사업도 생각할 수 있겠지만, 행정의 효율성 및 서비스 향상을 위해 공무원의 업무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는 장치 마련이 더 급한 일이다.

-포항 시민사회가 가진 가장 고질적 병폐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박=(간곡한 어투로) 대부분 시민들이 지역사회 일이나 시정과 관련해 자신의 이해관계를먼저 따진다는 점이다. 시가 추진하는 많은 일에도 자신의 이해와 큰 관련이 없으면 외면해버린다. 좀 더 넓게 생각하는 자세를 가져주기 바란다.

▲정=외지인들에 대한 토박이들의 배타성이 문제다. 열린 마음으로 살아야 한다.-버스와 관련한 시민들의 불편.불만을 체험해 본 적 있는가.

▲박=두어달에 한번 정도 버스를 탄다. 도심지 이용객은 요금에 불만이 많고, 외곽은 운행횟수, 정시성(定時性)에 높은 불만도를 보인다. 공영버스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를 비수익 노선에 투입하면 어느 정도 해결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채산이 맞지 않는 노선을 민간기업에 억지로 맡기는 것에도 무리가 있다. 앞으로 좋은방법을 찾아 보겠다.

-박후보는 재임 중 인사 혜택을 본 사람들이 돈을 들고 오자 웃돈을 보태 돌려줬다는데, 돈들고 온 사람이 몇이나 되고 액수는 얼마나 됐나?

▲박=(겸연 쩍은듯) 그걸 어떻게 내 입으로 밝힐 수 있나. 공무원들의 자존심 문제도 있고한데…

-정후보는 여성 유권자들에게 인기가 높다는 분석인데 본인은 어떻게 생각하나?▲정=(밝은 표정으로) 직접 듣지는 못했지만 사실이 그렇다면 기분 좋은 일이다.-박후보는 한나라당 이기택 부총재와 각별한 사이였다가 지금은 등을 돌린 처지다. 이부총재는 최근 박후보를 낙선시켜야 한다고 했는데…

▲박=인연을 맺은지 8년 정도 됐다. 그 분을 비난하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다. 그러나 이씨는 지난해 보선 이후 단 한차례도 포항을 찾지 않았다. 이런 분을 맹목적으로 추종하는것이 옳겠는가? 상황이 변하면 이씨와 다시 함께 정치를 할 수도 있다.

-정후보는 최근 공천과 관련한 일련의 상황에서 나타났듯 나약한 이미지로 인해 '추진력이없어 보인다'는 평가가 흘러 다니고 있는데?

▲정=선거 준비 과정에서 겪어야 하는 인간적 고뇌는 당사자가 아니고는 이해하기 힘들다.다소 실수가 있었던 점은 인정하지만, 이를 두고 무능하다거나 추진력이 없다고 하는 것은인신공격이다.

-박후보 재임 중 무리한 인사를 했다는 이유로 포항시가 기관 경고를 받았다. 왜 이런 일이벌어졌었나?

▲박=자치시대라는 시각에서 보면 전혀 무리가 없었다고 확신한다. 내가 야당 시장이었기때문에 그런 일이 생겼다고 해석하고 있다.

-정후보는 퇴직금 대부분을 매달 받는 연금으로 돌려놓고 선거자금은 거의 확보해놓지 않았다고 하는데, 남의 돈으로 선거 치르겠다는 얘긴가?

▲정=(단호하게) 절대 그렇지 않다. 공직자 신분으로 지난 3년여간 선거 준비를 해온 탓에경제적 부담을 안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형제 등 친지들의 도움을 받고 있다. 아무리 선거판이라지만 후보의 연금문제까지 들먹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한 심성에서 비롯된 것으로본다.

-박후보는 대학 3학년, 정후보는 대학 2년 및 고 2년인 딸이 있는데 이들이 배꼽티나 초미니스커트를 입고 외출하는 장면을 본 적 있는가. 또 이런 젊은이들의 의식을 이해하는 편인가.

▲박=우리 딸이 그런 차림 한 것을 본 적 없다. 유행이란 원래 '한때' 아닌가. 심각하게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다.

▲정=딸이 그런 흉내를 내려는 모습을 보고 유행과 최소한의 규범을 조화시키는 것이 예의라고 조언한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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