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사는 13일 오후 6시 본사 제2회의실에서 광역단체장후보 토론회의 마지막 주자로자민련 경북지사 후보인 이판석(李判石)전경북지사를 초청,1시간여에 걸쳐 집중토론을 벌였다.
이전지사는 물음을 일일이 메모지에 옮겨 적은 뒤 답하는 신중함을 보였다.
그는 또 시종 얼굴표정,음성의 고저,제츠쳐 등에 그다지 변화를 보이지 않는 차분함을 유지,사진기자가 일부러 움직임에 변화를 좀 달라고 주문하기까지 했다.
-경북도정이 당면한 현안 5개를 우선 순위별로 들고 나름대로의 해법을 제시해 보시죠.
▲최우선과제는 도청 이전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지난 92년 경북지사 재직당시 처음 제기한 문제이기도 하지요. 상대적으로 다른 지역에 비해 낙후된 우리 경북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동기 부여가 필요한데 도청이전이 그같은 동기가 될것이라고 판단했어요. 가능하면대구경제권을 벗어나는 지역으로 옮겨야한다고 생각했고 지금도 그같은 소신에 변함이 없습니다. 그러나 이문제가 여전히 결론없이 원점에서 맴돌고 있어 아쉽습니다. 다음은 농어민소득증대를 비롯한 농어촌 대책입니다. 경북지역의 주민들이 종사하는 업종의 대다수가 농어업이고 결국 농어민들을 잘 살게하는 것이 경북지역을 발전시키는 첩경이 되는셈이지요.세번째는 경주문화엑스포개최와 관련해서입니다. 5백억원가량이 투자되는 이 행사가 지금처럼 동네잔치식으로 되어서는 안됩니다. 정부가 주관하거나 정부의 적극적인 후원을 받아 외국관광객들도 많이 유치하는 등 모름지기 국가적 차원의 행사로 승화시켜야 합니다. 네번째는 경주고속철도의 경주구간 통과문제입니다. 정권이 바뀔때마다 오락가락하는 이문제는 당장의 예산문제에만 매달려 거시적인 안목을 포기해서는 안됩니다. 마지막으로는 주민복지증진이죠.
-도지사 후보 두분이 학·경력에서 비슷한 면이 많은데 다시 격돌하게 됐습니다. 선후배로서 인간관계는 좋다고 듣고 있습니다만 서로의 장·단점을 한번 평가해 보시죠.▲현지사와는 공사간에 누구보다도 친밀한 관계라고 할수 있습니다. 다만 선거가 있어 서로길을 달리해 지금은 이렇게 선의의 경쟁을 할 수 밖에 없는 입장이 되었습니다만 현지사의가장 큰 장점이 원만한 성격이라는데 동감합니다.
그러나 현지사가 자기 신상관리에 특히 신경을 써 자기 칼에는 될 수 있으면 피를 묻히려하지 않고, 누이좋고 매부좋은 식으로 일을 처리하는 방식 등은 많은 사람들간에 회자되는단점인 것 같습니다.
-도청이전 문제는 다시 짚지 않을 수 없습니다. 어떤 복안을 갖고 있습니까.
▲도청이전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소신입니다. 그러나 도청이전은 어디까지나 법테두리내에서 이뤄져야 합니다. 현행 자치법상 도의회의 의결을 거치고 주민들과의 충분한 의견을 들어 한 방향으로 진행되어 나가야 합니다. 수도인 워싱턴 DC가동해안 쪽으로 치우쳐 있는 미국의 예에서 보듯 굳이 중심권에 위치해야할 이유는 없을 것입니다. 지역주민들의 근접성,편리성,역사성 등을 충분히 고려해 결정해야 할 것입니다.-민선시대 들어서 도와 일선의 각 시·군사이에 업무협조가 제대로 안되고 갈등도 불거져나오는 것같습니다. 어떤 해법이 있으십니까.
▲민선시대에는 각 자치단체간에 어느 정도의 갈등이 불가피하고 또 지방자치의 자율성을높이는 등으로 긍정적인 요소가 없지 않다고 봅니다. 다만 쓰레기처리장 이전문제를 둔 지역간 갈등 등 소위 '님비'현상은 서로간 설득과 타협을 통해 적극적으로 해결해 나가야 할문제이지 미뤄야 할 문제는 아니라고 봅니다.
-이종사촌동생이 지난 선거에 이어 이번에도 사무처장을 맡는 등 핵심역할을 하다 최근 불화끝에 선거캠프를 떠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도백이 되고자 하는 분의 핵심 측근조차 등을 돌린 사실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동생은 지난 선거가 끝난이후 저를 만나기만 하면 이런 얘기를 했어요. "제가 형님을 자민련에 못가도록 해 지난 선거에서 결국 졌습니다. 앞으로 어떤 일이라도 맡기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고 했어요. 그런데 어느날 그가 한 지역 군수가 자민련에 입당해 놓고도 이상한행동을 하고 있다면서 다녀왔다고 하는 소리를 들었어요. 그래서 저가 왜 사전에 보고도 없이 그랬느냐. 또 그분의 위치와 입장도 있는 것아니냐고 꾸짖었지요. 그 이후에 잘 안 나타나고 있습니다.
-지난번에는 무소속으로 출마해 경북도민의 당 후보라고 자임했는데 이번엔 여당후보가 돼야 지역발전이 이뤄진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습니다. 서로 상치되는 것 아닙니까.▲당시 무소속으로 출마하라고 많은 주민들이 추대했습니다. 또 그렇게 출마해 비록 금권,관권선거 등으로 낙선하기는 했지만 50만표라는 많은 주민들의 표를 받았지 않습니까. 이것이해답이 될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에 자민련으로 나서게 된 것은 여당후보가 아닌 무소속으로는 그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고 '같은 돌부리에 두번 걸려 넘어질 수는 없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입니다.
-도정을 오래 떠나 있어 현장감각이 떨어진다는 비판과 함께 과거 재직시절 공직사회에 파벌을 조성했다고 하는 설도 있습니다만.
▲3년전 농촌진흥청장을 마지막으로 공직을 떠났기 때문에 아무래도 현실적인 수치등에는어두울 수 있지요. 그러나 지난 3년간 꼭 만나야할 사람, 꼭 찾아 봐야할 지역 등을 빠짐없이 찾아다니며 주민들의 아픔과 고통을 듣고 보고 했습니다. 반드시 도청에 있지 않았다 뿐이지 결코 현지사에 뒤지지 않는 많은 것들을 파악하고 있습니다. 파벌을 조성한다고 하는질문은 오히려 제가 현지사에게 묻고 싶은 대목입니다. (그는 이 대목에서 유일하게 톤을다소 높였다) 지금 도내 공직사회에서는 특정지역 출신, 특정 고교출신 등 소위'자기사람'이아니면 출세하기 어렵다는 말들이 나돌고 있지 않습니까.
-현재 경북지역 대다수 국회의원은 한나라당 소속인데 당선되시면 당정 협조나 예산확보등에 애로사항이 적지 않을 듯 합니다.
▲기존 관행에 따르면 제가 알기로는 당정협의란 것이 자치단체장과 여당의원들만이 하는것으로 되어 있습니다만 제가 재임한다면 야당의원들도 모두 포함하는 당정협의를 가질 작정입니다. 그렇다면 무슨 문제가 되겠습니까. 또 대통령도 있고 총리도 있는 여당도지사가기탄없는 얘기 등으로 예산을 따내오기도 훨씬 쉽지 않겠습니까.
-고집이 상당히 센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지난 선거에서 자민련에서 많은 사람들이 나서입당을 요청했는데도 끝내 뿌리치지 않았습니까. 또 독선적이라는 평가도 있는데요.▲아까 이종사촌동생 얘기가 있었지만 당시 그는 선거 참모들중 선봉장이었어요. 그의 결정을 존중했지요. 독선적이라고 하는데 자기가 오랜 숙고끝에 결정한 것을 여러 사람의 반대를 뿌리치고 밀어붙이는 것을 두고 말하는 것이라면 받아들이겠습니다.
-당뇨에다 장이 좋지 않다는 등 건강문제로 설왕설래가 되고 있는데요. 이번 기회에 해명해보시죠. 정말 건강하긴 한 겁니까.
▲(얼굴을 보란듯이 앞으로 조금 내밀며) 얼굴이 안 좋아 보입니까. 당뇨는 듣자니 처음이고집안에도 그런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장은 맵고 짠 것을 좋아하는 한국인 특성상 있다가도 없고 없다가도 있고 하는 것 아닙니까. 건강에는 자신있습니다.
-지금도 부인이 금고를 틀어쥐고 돈을 전혀 내놓지 않아 선거준비에 고전하고 있다는 말이나도는 등 부인이 공포의 대상인 것처럼 알려지고 있는데요.
▲보기 나름입니다만 저같은 경우엔 여기에 남아 한사람이라도 더 만나야 하는 형편이기 때문에 집안 대소사 등 모든 일을 오히려 아내에게 적극적으로 위임하는 편입니다. 그러나 저도 집에 들어가서는 아내에게 '물떠 와 '식으로 행세하는 경상도 남자입니다.
-그랬더니 물을 떠 오십디까.
▲마셨지요.
◇진행=崔昌國정치1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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