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대통령은 정치분야는 할 말도 많고 불만도 쌓였는지 다소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우선 정개개편 문제에 대해서는 이전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었다. 김대통령은 "집권이후야당에 여러차례 정부를 1년정도는 도와 달라고 부탁했지만 야당은 취임식 그날부터 도와주지 않았다"고 격한 어조로 야당을 힐난했다. 그러면서 그는"현재 야당은 96년총선에서 전체299석중에서 139석밖에 얻지 못했고 야당에서 끌어 들여 과반수를 만들었으며 지금 야당에서 여당으로 온 것은 원상회복"이라고 주장했다.
김대통령은 끝내 "앞으로 여당이 다수가 되는 노력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분명한 태도를나타냈다. 여소야대 구도를 깨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셈이다.
그리고 최근 야당측의 표적수사 및 정치보복 주장에 대해서는 "여러분중에 김대중이 대통령이 되면 철창신세를 지겠구나 하고 머리에 떠오르는 몇사람이 있겠지만 대통령을 못하면 못했지 그런일은 안할 생각이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또 인사문제에 대해서도 정공법으로 나갔다. 국민회의와 자민련의 나눠먹기식인사라는지적과 관련, "이는 선거때부터 집권을 하면 자리를 나누겠다고 국민에게 약속했다"고 대응했다. 낙하산인사도"전문성을 고려했다"고 반박했다. 가장 주목을 받은 요직의 호남독식 현상에 대해서는 "여러지역에 흩어진 호남인구를 합치면 영호남은 비슷하며 현재 1급이상공무원 지역별 분포상황을 보면 호남이 21.8%인데 비해 영남이 31%나 된다"며 미리 준비한 자료까지 제시하며 이를 일축했다.
남북관계에 대해서는 "남북관계에 변화가 올 것이며 이 자리에서 밝히기는 곤란하지만 북한내부사정에도 그렇게 볼만한 점이 있다"며 기대감을 불러 일으켰다.
남북문제에 대해 정부측은 상호주의를, 민간측은 교류 확대라는 원칙을 확고히 천명했다.김대통령은 특히 대구·경북에 대한 애정을 다시 한번 표시했다. 그는 "언제 경제사정이 좋아지느냐"는 대구 현지주민의 질문을 받고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겠지만 대구경제가 상당히나쁘다는 얘기를 듣고 있다. 그래서 지난 대구·경북방문때 대구를 위해 정부의 대책을 발표하고 왔다"고 잠시 언급하면서 답변을 풀어 나갔다.
이날 김대통령은 시종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병행이라는 자신의 통치철학을 또다시 강조했다. "과거에는 독재를 하다보니 정경유착이 이뤄졌고 결국 국제경쟁력이 상실돼 나라가 이꼴이 되었다"고 역설했다.
〈李憲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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