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랑에서는 요즘 시를 써요"
남편의 직업에 대해 쉰살쯤 돼 보이는 여인이 말했다.
그 연세에 쑥스럽게 무슨 사랑타령일까 싶었는데 사랑방 주인인 남편을 가리키는 아름다운표현임을 깨닫고 고개가 끄덕거려졌다.
아침마다 TV 대담프로에 부부들의 출연횟수가 잦아졌는데 자기 아내나 남편을 소개할 때마다 나는 가슴이 조마조마해진다. 아니나 다를까 자기 아내를 가리켜 '우리 부인입니다',남편을 칭해서 '울 아빠'니 '우리 아저씨'니 하며 시작하고 서슴없이 남편에게 존대를 한다.처음에는 결혼한 여성이 아직도 친정 아버지를 아빠라고 부르나 했었는데 내용을 들어보니자기 남편 술버릇 험담을 하면서 "울 아빠는 늦게 들어 오시시고 약주를 드시시고…"하는데는 당해 낼 재간이 없었다.
남편뿐아니라 시누이, 시누이의 남편, 시동생을 부를 때도 고모, 고모부, 삼촌, 큰아빠라며스스로가 아이가 되어 호칭을 결정해버리는 통에 가족얘기가 나오는 대담프로에서는 정신을바짝 차리지 않으면 몇대가 오락가락 엉망진창인 가족사가 되기 일쑤이다.
한 술 더 떠서 젊은이들은 연인을 부를 때도 '자기'는 이미 고어가 되어버렸고, '허니(Honey)'니 '베이비(Baby)' 또는 '임마''짜식'까지 등장하는 TV드라마를 보고 있노라면 사랑하는 이에게 어떻게 자식에게도 꺼려지는 호칭을 선뜻 입에 올릴 수 있는지 작가의 양식을 의심하게 된다.
'아주버님, 서방님, 도련님, 아가씨, 형님, 동서…' 이젠 정녕 사전에서나 찾아야하는 골동어가 되어버렸는가. 심지어 초등학교 입학후 '어머니 아버지'하고 부르는 아이에게 "얘 징그럽다 그냥 아빠라고해"하는 부모까지 있음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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