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9시 뉴스 앵커대결 불꽃

입력 1998-05-07 14:06:00

KBS 길종섭 앵커와 MBC 이인용 앵커의 대결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까. 박권상 KBS사장 체제 아래 4일 밤 9시 첫선을 보인 KBS-1TV 메인뉴스 'KBS 뉴스 9'의길종섭 앵커의 활약상이 방송가의 관심을 끌고 있다.

경쟁 상대인 'MBC 뉴스데스크'의 추격전이 만만찮아 일단 KBS 길종섭 앵커로선 부담이아닐 수 없다. 하지만 길종섭 앵커로선 KBS라는 채널 이미지와 화려한 방송경력이라는 강점을 지니고 있다.

그럼에도 그의 경쟁력에 대해 지금으로선 뭐라 미리 판단할만한 과학적인 근거가 거의 없다.

다만 최근 한국방송학회(회장 오인환 연세대교수)의 공식 학술지인 한국방송학보 10호에 실린 김현주 광운대 교수의 연구논문 'TV뉴스 앵커의 메시지 전달능력과 공신력의 관계'는여러가지 시사하는 바가 많다.

이 논문의 결론을 흥미 위주로 요약하면 "길종섭 앵커 직전 KBS메인뉴스 1TV 'KBS 뉴스9'를 진행했던 유근찬 앵커가 MBC 간판 뉴스인 'MBC 뉴스데스크'의 이인용앵커보다 공신력이 높다"는 것이다.

전문성, 신뢰도, 역동성 등 3가지 차원을 합산한 가중평균으로서의 공신력은 KBS유근찬 앵커가 4.59로 MBC 이인용 앵커의 4.42보다 약간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성과 신뢰도에서 KBS 유근찬 앵커는 각각 5.24와 4.33으로 MBC 이인용 앵커의 4.59와4.20보다 우위를 드러냈다. 그러나 역동성 차원에선 KBS 유근찬 앵커는 3.28로 MBC 이인용 앵커의 4.43보다 뒤졌다.

하지만 언어적, 비언어적 측면 두 가지로 조사한 두 앵커의 전달능력에 대한 평가의 경우그 결과가 완전히 다르다. MBC 이인용 앵커는 두 가지 평균에서 4.58(언어적 측면 4.98, 비언어적 측면 4.26)로 KBS 유근찬 앵커의 4.36(언어적 측면 4.81, 비언어적 측면 4.01)보다 앞섰다.

그렇다면 MBC 이인용 앵커보다 개인적인 전달능력에서 떨어지는 KBS 유근찬 앵커가 공신력에선 MBC 이인용 앵커를 앞선 까닭은 무엇일까.

이에 대해 김교수는 "전달하는 뉴스 내용이나 평소의 채널 이미지로 인한 후광효과가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KBS 길종섭 앵커가 전임 유근찬 앵커가 누렸던 이득을 그대로 이어받을지는 좀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박권상 사장이 이끄는 'KBS 개혁호'의 향배와 밀접한 관련성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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