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라도 물건을 더 팔려는 유통업체의 광고는 '카피(Copy)'로 결정난다고 해도 지나치지않다. 할인행사를 알리는 '가격파괴' '초특가 세일' '긴급 바겐세일' 등은 이미 옛말이 됐다.업체마다 너무 자주 사용해 소비자가 귀를 기울일 리 없다.
올들어 백화점, 할인점, 각종 전문매장 등이 사용한 카피를 보면 IMF 속을 헤쳐나가는 시민의 심리변화를 읽을 수 있다. 조금이나마 차별성을 드러내려는 업체의 노력은 지난해 하순부터 '가격파괴' 대신 '가격폭발' '가격분해' '가격가출' '더블세일' '노마진세일' 등의 말로이어졌다. 일부 업체는 '초절약세일' '만족보증세일' '가격군살제거' 등의 말을 만들기도 했다. 그러나 이같은 광고카피도 고객들을 사로잡기엔 부족했다. 업체가 던지기만 하는 '선언적 광고'가 약발을 다했다는 설명.
지난 4월부터 시작한 봄 정기세일엔 색다른 방식의 카피가 등장했다. 말이 아닌 것 같은 데가만히 생각하면 말이 되기도 하는 문구. 폴짝 뛰는 개구리를 배경으로 '개구리도 놀랐습니다'라고 하거나 박박 깎은 청년이 머리를 만지면서 '시원하게 깎았습니다'라는 투로 나타났다. '가격은 깎고 품질은 남았습니다', '패션은 입고 가격은 벗고', '벗을만큼 벗었습니다', '싱싱세일 싱싱가격' 등도 비슷한 종류다.
경제적 어려움에서 동질감을 이끌어내는 광고도 등장했다. '쌈짓돈의 경제학', '장롱 속의신경제학', '찾아뵙는 것보다 더 큰 선물은 없습니다' 등.
대구백화점 서상준대리는 "선언투의 카피 대신 친화력을 강조하는 것이 요사이 부쩍 늘었다"며 "카피 자체가 사회 현상을 그대로 비추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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