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충무공 얼서린 다도해의 보석

입력 1998-05-01 14:28:00

도심의 야자수가 이국적 정취를 풍기는 곳 여수. 한려해상국립공원을 향해 보석처럼 박혀있는 여수로의 여행은 수려한 자연경관으로 볼거리가 많아 가벼운 흥분과 설렘이 따른다. 특히 예불소리와 함께 맞는 향일암 일출은 색다른 감흥을 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여수는 충무공의 얼이 깃든 충절의 고장이기도 하다. 매년 5월 3일이면 충무공의 공적을 기리는 진남제가 열려 여수관광의 재미를 더한다.

향일암은 돌산도 남단에 자리잡고 있다. 여수 앞바다에 복주머니처럼 늘어뜨려진 돌산도는철따라 해안절벽에 형형색색의 들꽃이 피고 물새들의 날개짓이 한없이 평화스러운 곳이다.남해 다도해에 속해 있으면서도 삼면이 탁트여 있어 동해바다위로 떠오르는 해를 바라볼 수있다.

여수에서 길이 4백50m 사장교인 돌산대교를 건너 남동쪽으로 25km 달리다 보면 돌산읍 율림리 임포마을에 닿는다. 가는길도 낭만적이지만 마을에 도착해서 바다와 마주서는 순간에맛보는 시원한 기분은 섬여행의 또다른 묘미다.

해를 향한 암자 향일암은 임포마을을 병풍처럼 감싸고 있는 금오산 기슭에 자리잡고 있다.주변 지형이 거북을 닮아 '영귀암'으로도 불린다.

임포마을을 끼고 앞으로 나온 부분이 거북의 머리이고 금오산은 거북의 등을 닮았기때문이다. 거북등에 올라 앉은 암자가 해뜨는 쪽을 향해 거북을 타고 가는 형상이다. 향일암 일출은 일상의 생활이 조금씩 무기력해져갈때 찾으면 신선한 자극제가 된다.

돌산도의 또다른 명물은 방죽포해수욕장과 갓김치. 항아리 속처럼 오목한 백사장이 아늑한느낌을 주는 방죽포해수욕장은 규모는 작지만 흰 모래와 솟은 바위들이 아기자기한 조화를이룬곳이다. 돌산 갓만의 독특한 향과 아삭아삭한 맛이 별미인 돌산 갓김치는 매콤하면서도개운하다. 가게마다 갓김치를 팔 정도로 오래된 명물이다. 여수에는 충무공의 혼이 담긴 유적지가 많아 호국 교육지로도 명성이 높다. 여수시 군자동에 위치한 진남관은 충무공이 임진왜란 당시 전라좌수영 본영을 설치했던 곳이다.

보물 660호 '최희량 임란첩보서목'등을 보관하고 있는 유물전시관은 '나라와 역사를 생각하는 방'이라는 현판이 걸려 있어 국가가 어려운 요즘 이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많은것을 생각케 한다. 사적 제381호로 지정된 충민사는 선조 34년 영의정 이항복의 청으로 통제사 이시언이 건립한 국내 최초의 충무공 사당이다. 아산 현충사보다 1백여년이나 앞서 지었다.충무공이 작전 지휘소로 사용했던 고소대, 거북선을 만들었던 선소, 왜선 60여척과 왜군 3백여명을 섬멸한 무술목 전적지도 꼭 들러야할 곳이다.

해마다 5월3∼8일까지 충무공의 구국정신을 계승하고 향토민속을 발굴 재현하는 진남제가벌어진다. 32돌을 맞은 올 진남제에는 충무공 순국 4백주년을 맞아 분향소를 설치하고 철저한 고증을 거쳐 전라좌수영 수군 출정식을 재현하는등 다양한 충무공 관련 행사가 벌어진다.

또 한해의 풍어와 안녕을 기원하는 영당풍어굿, 구성진 남도사투리가 흥겨운 거문도 뱃노래,공동작업시 부르는 현천소동패놀이등의 문화행사도 벌어진다.

〈李庚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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