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전화 동호회-PC통신에 하나둘 탄생

입력 1998-04-30 14:04:00

서비스 수용자에 머물던 이동전화 사용자들의 '권리찾기 운동'이 본격 소비자운동으로 자리잡고 있다. 주요무대는 PC통신. 지난해 하반기부터 하나둘 PC통신에 생겨난 동호회는 고발,불통지역 신고는 물론 조직적인 서명운동까지 펼치는 등 강력한 압력단체로 떠올랐다.현재 이동전화 관련 동호회는 나우누리의 '이동전화 사용자모임'(go isamo)과 PCS사용자모임인 '기가헤르쯔'(go sggpcs), 천리안의 '이동통신 사용자동호회'(go mtg), 하이텔의 '이동통신 사용자모임'(go hug)과 유니텔의 '이동통신 사용자모임'(go telecom) 등.모임초기 이들의 주된 관심은 정보교환과 서비스 개선.

단말기나 부가서비스 등에 대한 최신정보와 자세한 이용법 등을 주고받거나 불편,불만사항공유, 통화불통지역 신고 등이었다. 모임이 계속되면서 통신인들은 공동구매행사, 체육대회등을 통해 단합과 영향력을 키워갔고 이 과정에서 사업자들도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PC통신이 본격적으로 이동전화 사업자들에 대해 공격의 포문을 연 것은 올해 들면서부터.대표적인 것이 셀룰러와 PCS의 음성사서함 통화료 인하를 위한 서명운동이다.

음성사서함(VMS)은 무선호출 부가서비스와 같은 형태로 사용자가 통화할 수 없는 지역이나 시간, 통화를 차단했을때 메시지를 남기는 보완적인 서비스. 하지만 무선호출 음성사서함이 일반전화로 메시지를 남기고 일반전화로 확인하는데 비해 이동전화는 메시지를 남긴 사람과 사용자 모두 10초당 20원 안팎의 이동전화 요금을 물어야 한다.

동호회원들의 서명운동도 부가서비스가 지나치게 비싸다는 불만에서 비롯됐다. 게다가 음성사서함으로 연결되는 통화불능상태의 책임이 사용자 뿐만 아니라 아직 통화가능권역을 완벽하게 갖추지 못한 사업자에게도 있는 만큼 인하가 마땅하다는 것이다. 지난 2월중순부터 시작된 음성사서함 통화료 인하 서명운동은 급속도로 공감대를 넓혀 한달여만에 이미 2천명에가까운 사용자들이 동참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시스템 부하를 고려, 사서함 도착을 알려주는 시간을 짧게 해 1백50분간 10회만 신호를 보낸뒤 삭제하는 한 업체는 "최소한의 확인시간을 보장하라"는 통신인들의 집중공격을받고 있을 정도다.

지난 2월말 시작된 전파사용료 납부폐지운동도 통신인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기존 전화세외에 전파사용료까지 물게하는 것은 이중 부과이므로 둘중 하나를 폐지해야 한다는 것. 이 문제 역시 서명운동이 뒤따라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이처럼 조직적이고 예리한 통신인들의 비판은 가입자 유치, 부가서비스 발굴 등 사업영역확대에만 부심하던 이동전화 사업자들을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 음성사서함 문제도 아직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는 않고 있으나 계속해서 모른척 하기는 어려운 형편. 실제 각 사업자들은 고객불만 확인 및 서비스개선, 경쟁사업자 문제점 파악 등을 위해 매일같이 PC통신 동호회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

〈金在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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