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극복 종교계가 앞장서자"

입력 1998-04-30 14:15:00

불교·개신교·천주교·원불교 등 종교 지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이땅에 자비와 평화를'이란 주제로 좌담회를 갖고 국가위기 극복과 평화통일 실현방안을 모색했다.

실천불교전국승가회(의장 청화) 주최로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문화회관에서열린 이날 모임에서는 신앙고백에 가까운 자기반성과 파격적인 종교화합방안이 쏟아져나와관심을 끌었다.

청화 스님은 기조발제문에서 "지금의 국가적 위기는 물질만능주의, 이기주의, 반생명적인 경쟁주의 등 우리 사회에 만연해온 온갖 잘못된 가치관이 근본원인"이라고 전제한 뒤 "종교지도자들은 무엇을 할 것인가를 생각하기에 앞서 진지한 참회의 마음을 갖고 자비와 사랑의마음으로 이웃돕기와 종교간 화합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함세웅 신부(상도동성당)는 봉축기념 축사를 통해 "종교의 다원성과 차이점도 부처님 눈으로 바라보면 결국 이미 하나이므로 부처님 오신 날은 우리 모두의 생일"이라면서 "폭력과권위에 굴하지 않는 불교의 개혁정신이 살아있는 한 불교와 이민족은 늘 되살아날 것임을확신한다"고 밝혔다.

김상근 목사(대한기독교서회 대표)는 기조발제문에서 "오늘날 위기의 진원지는 돈을 우상화하고 사람들을 무한경쟁으로 내모는 자본주의 이데올로기"라고 지적하고"성경 말씀처럼 남의 희생을 담보로 하는 욕구 충족을 거부하고 모든 사람의 공동이익을 중요시하는 제3의 유기적 공동체 이데올로기를 창출하는 데 모든 종교인들이힘써야 한다"고 역설했다.김현 교무(원불교 사회개벽교무단 부단장)는 "그동안 종교집단이 예언자적 사명을 다하지못한 것은 물론 거품경제의 혜택을 누리며 과소비에 앞장서왔다"면서 "이제 우리들도 사회정의 실현에만 너무 치우치지 말고 개인윤리 확립을 통한 생활개혁운동에 나서야 한다"고강조했다.

지선 스님(백양사 주지)은 "철저한 자기비판과 참회 없이 종교간 화합을 이룰수 없다"고 전제한 뒤 "성직자들이 먼저 소유로부터 자유로워야 하며 교세를 확장하기 위해 종교간 갈등을 일으키는 선교나 포교방법은 이제 그만두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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