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지방선거 2與 공천갈등 대구시로 확산

입력 1998-04-30 14:39:00

광역단체장의 연합후보 선정을 둘러싼 국민회의와 자민련간 갈등기류가 급기야 대구시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국민회의의 조세형(趙世衡)총재권한대행과 정균환(鄭均桓)사무총장이 지난 28~29일 연이틀 기자간담회를 자청, 대구시장 후보 공천권을 자신들이 행사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등 자민련측을 자극하고 나온 것이다.

그것도 영입의지를 더욱 구체화하는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정총장이 "대구시장 후보를 우리가 내기로 잠정 합의했다"고 밝힌지 하루뒤 조대행은 영입될 인사에 대해 "비정치인출신의 전문가"라고 소개, 이미 상당한 진전이 있었음을 내비친 것이다.

이들의 발언을 액면 그대로 받아 들인다면 양당간에는 의견조율이 이미 적지 않게 이뤄졌다는 분석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자민련측은 이를 일축하고 있다. 일부 당직자들은 대구.경북이 충청권과 함께 당의최대 지지기반이었다는 점을 거론하면서 "뒤통수를 얻어맞은 심정"이라고까지 불쾌감을표시했다.

김용환(金龍煥)부총재는 "최근 4인협의회에서 조대행이 사견임을 전제로 영남지역에서 교차공천하자는 제의를 했었으나 나는 대구.경북은 동일생활권이란 점을 들어 부정적 반응을보였다"고 주장했다. 잠정합의했다는 식의 국민회의측 발언과는 상당한 거리감을 느낄 정도였다.

김부총재는 한걸음 더 나가 "국민회의가 유력한 후보가 없고, 자신감이 없다면 자민련이영남권 전지역에서 후보를 낼 수도 있다"고 되받았다.

박태준(朴泰俊)총재도 29일 김길부(金吉夫)대구시장 후보와 동행한채 수성갑지구당 개편대회에 참석, 김후보 당선을 위해 힘써 줄 것을 당부함으로써 당내의 후보교체론에 서둘러 쐐기를 박았다.

이처럼 양측간 입장이 맞서있는 만큼 국민회의 후보의 출마 가능성은 일단 낮은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교차공천 발언이 나오게 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선적으로 대구.경북은 물론 부산.경남에서도 여권 후보가 열세를 보일 것이란 상황 인식이전제돼 있을 법하다.

이에 따라 국민회의측으로선 어차피 승산이 적은 선거전이 될 바엔 부산에 비해 지지기반이약한 대구쪽에 후보를 냄으로써 오히려 세확산을 꾀해보겠다는 계산도 했을 것이다. 물론지난 달성군 보선에서 나타난 엄삼탁(嚴三鐸)후보의 선전에도 고무됐을 것이다. 또한 이곳이자민련의 지지기반이란 점을 감안할 경우 견제의식도 작용했을 수 있다.

동시에 부산시장 공천권을 자신들이 행사하려는 움직임에 대한 자민련의 불만을 차단하겠다는 의도도 깔려있을 듯하다.

이와 함께 갈등을 빚고 있는 강원지사 공천권을 비롯, 기초단체장 등 각급 지방선거의 후보조정과정에서 자신들의 몫을 더욱 챙기기 위한 압박용 카드로 활용할 수 있는 것이다. 〈徐奉大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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