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이 환란의 책임규명 차원에서 검찰의 조사를 받기에 이르렀다.검찰은 전직대통령의 예우를 고려, 최근 극비리에 서면질의서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사법처리로 이어지지는 않겠지만 환난때의 국정 최고책임자로서 조사를 받는 상징적 의미는 적지 않다.
퇴임후 좋아하던 등산도 다시 시작하고 지인(知人)들과 교류도 나누는 등 평범한 시민으로돌아가기를 기대했던 김전대통령. 그러나 이는 한낱 꿈이 됐다. 요즘 환난의 책임자로 몰려청와대를 나선뒤 자택에서 유폐생활을 강요당하고 있다.
오히려 주위의 따가운 시선을 의식하면 감옥보다도 더 혹독할 지도 모른다. 얼마전 김전대통령은 집에만 있어 답답했던지 지난 23일 퇴임후 첫 나들이에 나섰다. 민주계인사들과 몰래 만난 게 언론에 대서특필되기도 했다.
김대통령의 고통은 상당히 오래갈 지도 모른다. 사실상 자택연금(?)이 언제쯤 끝날지 기약도 없다.
이를 지켜보면서 우리나라는 대통령이 퇴임하고 난 뒤 사랑을 받기는 커녕 소박하게 살아가는 것조차 얼마나 힘든 나라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승만(李承晩), 박정희(朴正熙), 전두환(全斗煥), 노태우(盧泰愚)전대통령으로 이어지는 대통령사(史)는 불행으로 얼룩졌다.이제는 정말 김전대통령으로 우리 지도자의 비극은 종말을 고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대통령들이 바른 정신을 갖고 혼신의 힘을 다해 나라를 다스리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되지 않는다.
오직 한사람에 의해 나라가 움직이는 왕조적 대통령의 통치스타일이 사라지지 않는한 이 역시 기대하기 어렵다. 대통령의 말한마디에 작동되고 대통령 혼자 책임을 덮어 쓰는 그런 국가시스템을 끝내야 한다. 환란에서 보듯 한 개인의 능력에 나라를 맡기기에는 너무 위험하다. 국가도 호락호락하지 않을 정도로 복잡하고 커져버렸다. 민주주의라는 게 거창한 것 같지만 이같은 형태를 고쳐나가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김대중(金大中)대통령도 이런 점을 염두에 둬야한다. 열심히 일하는 모습은 보이지만 아직도'나홀로'통치태도가 역력하다. 물론 대통령만 쳐다보는 정계와 관계, 경제계의 뿌리깊은 굴종자세도 마땅히 바뀌어져야 한다.
〈李憲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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