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중학생 총기 난사 사건이 잇따라 발생해 충격을 안겨준다. 지난 3월 아칸소주에서일어난 사건에 이어 24일 펜실베이니아의 한 중학교에서 졸업기념 댄스파티를 가지던중 한학생이 또 총을 난사, 한 교사가 숨지고 2명의 학생이 부상하는 참사가 벌어졌다. 미국의 학교폭력은 총기 관리 허술과 도덕적 해이가 원인이기도 하지만 영상매체의 영향이 적지 않다는데도 문제가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청소년 범죄가 급증하는 추세이며, 그중 TV나 영화에서 본 수법을 본뜬 모방범죄가 적지 않아 문제다. 영향력이 가장 큰 TV의 범죄재연 프로그램 가운데는 모방범죄가 우려되는 재연장면들이 많고, 범죄수법을 알려주는 측면마저 없지 않아 간과할 수 없다.모든 폭력물이 청소년에게 해악을 끼친다고 할 수는 없으나 폭력 장면에 대한 누적적 시청이 폭력성을 증가시킨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TV의 범죄재연 프로그램들이 날이 갈수록 폭력성.선정성을 띠어가고 있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목적은 유사범죄 예방에 있다지만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시청률이 높은 평일 저녁에끔찍한 범죄수법이 실제처럼 노출된다는 것은 위험하기 짝이 없다. 방송위원회가 TV 3사에자제할 것을 권고한데 이어 지적된 프로그램에 대해 시청자에게 사과방송을 하고 책임자를징계조치하라고 했다는 사실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범죄 재연 프로그램을 본 청소년 10명중 1명 이상이 '범죄 충동을 느낀 적이 있다'고 응답한 설문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얼마전 끔찍한 사건을 저지른 10대가 'TV에서 범죄수법을 배웠다'고 경찰에서 진술한 것은 모방범죄의 단적인 예로 충격적이었다.
올들어 각 방송사의 범죄프로그램간 시청률 경쟁이 일고 치정에 얽힌 살인사건이나 강도.강간사건 등 강력사건을 다루면서 폭력성의 정도가 부쩍 심해진 느낌이다. 시청자들의 이해를돕는 선을 넘어선 재연 기법은 사생활을 침해하고 명예를 훼손하는 등 인권을 침해할 소지가 크며, 피의사실 공표를 금지하고 있는 현행법에도 저촉된다. 용의자나 피의자를 죄인시함으로써 이른바 'TV재판'이 될 위험도 없지 않다.
방송이 범죄재연 프로그램을 흥미와 시청률 높이기 수단으로 남용한다는 것은 지탄을 받아야 마땅하다. 사건추적이나 고발이라는 이름으로 되레 사회악을 부추기고 전파하는 우를 범하지 않기 바란다. 방송사는 시청률 높이기식의 폭력물 방영자제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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