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2기 노사정위 구성 협조를

입력 1998-04-22 15:08:00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20일 경제단체장에 이어 21일에는 한국노총간부들을 청와대로 초청, 오찬을 함께 하면서 제2차 노사정위원회의 조속한 출범을 위한 노동계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했다.이날 분위기는 90분동안 화기애애하기도 했고 또 긴장감이 감돌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결코 대량해고를 방치하지 않겠다며 제2차 노사정위원회 참여를 주저하고 있는 민주노총의 22일 회동과는차이가 난 모습이었다.

김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최근 실업대란과 대규모 정리해고 사태를 맞아 한국노총간부들을 설득하는 기색이 역력했지만 그러나 간헐적으로 경고성 발언도 잊지 않았다. 일단 김대통령은 "기업이나 노조, 어느쪽으로부터 부당한 압력에 굴복하지 않겠다"고 사실상 중립을 선언했다.김대통령은 우선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해외투자 유치가 필요하다는 점을 역설한뒤 "이를 위해서는 정부힘만으로 안되고 노사정 3자 모두가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나는 한국노총이 지원해줘 당선되었다"면서 "노총이 건전한 방향으로 발전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박인상(朴仁相)한국노총위원장은 "한국노총은 노사정대타협을 이루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상기시킨뒤 "합의사항이 지켜지고 있는지에 대해 회의적"이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전임자임금제 처벌조항 개정과 부당노동행위 근절,노동자의 경영참여를 요구했다. 또 철도, 우체국기능공들의 정년단축 반대, 공공부분 사업체의 외국인매각시 노동자의견 수렴, 평화은행의 경영개선 협조등을 부탁했다.

이기호(李起浩)노동부장관은 "전임자임금제처벌조항과 경영참여 문제는 제2차노사정위원회에서다뤄질 수 있다"며 다소 솔깃한 답변을 했다.

또 박헌수(朴憲洙)화학노련위원장은 "현 정부는 친 노동자정부라고 생각한다"면서 노동계의 정치참여 보장을 요구했다. 이에 김대통령은 "(지방선거공천문제는) 지방에서 이뤄지고 있어 중앙에서간섭하기 어렵지만 케이스별로 협조하겠으며 비례대표에는 여성과 노동계가 고려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긍적적인 답변을 했다.

김대통령은 회동끝부분에서 "정부는 현재 예산7조9천억원으로 실업대책을 강구하고 있으나 필요하다면 더 늘릴 수 있다"고 설명한뒤 "나라가 잘못되면 다 끝날 수도 있기 때문에 상호협조를 해서 노사정 2기를 만들자"고 호소했다.

〈李憲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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