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전 의결을 미뤄뒀던 국무회의는 어제 일본군대위안부 위로금지급을 의결함으로써 일본과의현안중의 하나를 매듭짓는 수순을 밟게됐다. 피해생존자 1백55명 가운데 3명이 그동안 사망함으로써 나머지 생존할머니에 대해 3천8백만원씩이 보건복지부를 통해 정부예비비등에서 지급토록된 것이다.
김대중정부는 대일(對日)관계의 걸림돌의 하나인 위안부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배상금문제는 건드리지 않고 반성.사과만 요구하는 선을 취한 것이다. 지금까지 진상규명.배상.책임자처벌을 끈질기게 요구해왔으나 일본은 진상규명은 커녕 배상문제는 민간주도의 기금으로 생색만 내는데 그쳐왔다. 이렇게해서는 한.일관계가 미래지향적이 될 수 없다고 판단한 새정부는 위로금형식으로 정부예산과 민간기탁금을 합쳐 생존피해자들에 물질적 보상을 하게된 것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일본정부의 성의있는 자세변화와 국제적 여론환기등을 기대하고 있는 듯하다.
정부는 이미 일본의 민간기금(아시아 여성기금)의 일부를 받은 피해자에 대해선 일본에 되돌려줄것을 권고하고 있고, 되돌려주지 않으면 받은 돈과 정부지급액 사이의 차액만 지급키로 최종방침을 정한 것이다. 나이 많은 할머니들이 언제 세상을 뜰지 모르는 처지에 정부위로금지급 결정은때늦은 감은 있으나 그들이 당한 말할 수 없는 수모와 고통의 극히 일부분이라도 위로하는 계기가 된 것은 다행이다.
일본.대만의 '전후배상문제에 대한 의원회의'도 정부가 취한 조처에 지지를 보내고 있으나, 정작책임소재가 분명한 일본정부는 짤막한 환영의 논평을 내 보내고 있을 뿐이다. 한국정부 스스로피해자 보상에 나서는 도덕적 이니셔티브에 대해 뭔가 송구스런 자세를 취할 법 한데, 별다른 액션을 취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있다.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가 밝혔듯이 이번 위로금지급결정과는 별도로 일본 정부의 진상규명.공식사죄.전범자처벌.배상등의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다고 본다. 다만 정부로서는 이 문제에 발목잡혀 21세기 동반자로서의 일본에 대해 더 이상 올가미를 씌우지 않겠다는 점을 천명한 것에불과하다고 보는 것이다.
정부는 아마도 진상규명등의 문제는 민간차원에서 계속 추진되기를 바라고 있는지도 모른다. 국제외교 무대인 유엔의 인권위가 권고한 진상규명.배상.책임자처벌 수순을 포기하는 정부를 대신해서 민간단체차원에서라도 조직적인 진상규명등의 운동이 지속될 수 밖에 없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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