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연합공천 갈등 강원지사 포기못해

입력 1998-04-21 15:13:00

국민회의의 독주에 대한 자민련의 불만이 극에 달하고 있다.

공동여당이라고 자처하고 있지만 수도권 연합공천문제를 비롯해 정부 산하단체 기관장 배분문제,강원지사 공천문제 등 자민련에 대한 국민회의의 태도는 우당(友黨)이라고 말할 수 없을 정도로일방적이라고 판단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20일 열린 자민련 간부회의는 국민회의 성토장을 방불케했다. 박태준(朴泰俊)총재가 정기검진차 일본을 방문한 사이 열린 이날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그동안 참고 참았던 국민회의에 대한 불만을 노골적으로 뱉어냈다.

먼저 한영수(韓英洙)부총재가 총대를 멨다. 한부총재는 "기업의 구조조정을 요구하면서 대량해고는 안된다고 주장하는 현정부의 실업대책은 앞뒤가 안맞는 정책"이라고 포문을 연뒤 "현정권이국민지지를 과신해서는 안된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현정권이 여태 버티는 것도 한나라당이워낙 못하고 명분없는 짓을 해서 그렇지 영남과 충청권에서는 현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에 큰 변화가 일고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강원지사 공천문제와 관련한 불만도 대단했다. 김용환(金龍煥)부총재는"국민회의가 강원도에 대해여론조사 운운하면서 자기 몫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강원도는 이미 우리 몫"이라고 주장했다. 이긍규(李肯珪)의원도 "경기도를 양보할 때는 인천과 강원도는 우리 것 이라는 사실을 전제한 것인데 국민회의가 왜 그러는지 이해가 안된다"며 국민회의측 태도를 비난했다.여기에다 경기지사 후보 공천을 놓친 김용채(金鎔采)부총재는 임창렬(林昌烈)전부총리를 겨냥, "국민회의가 검찰수사와 종금사 인허가 결제라인에 올라있는 인물을 선택했다"며 흥분하기도 했다.

박구일(朴九溢)사무총장은"국민회의가 협상을 차일피일 미루면서 현역 시장,군수를 싹쓸이하고 있다"며 "막판에 가서는 각자 후보를 내서 선거를 치르는 방법밖에 없는 것 아니냐"고 가세했다.결국 강원지역 등 여권의 전략지역에 대한 연합공천 문제 등이 순조롭게 매듭지어지지 않을 경우공동여당이라고 하더라도 각자의 길을 갈 수 밖에 없다는 게 이날 회의의 결론이었다.또 자민련은 이날 제1여당인 국민회의측이 주요정책에 대해 양당간 충분한 협의나 당정간 조정없이 '백화점식'으로 발표, 정책혼선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섰다.〈李相坤기자〉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