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돈 1백원만 넣어 주세요'
대구 가톨릭운전기사사도회가 모는 택시에 마련된 '사랑의 저금통'은 장애인의 강력한 후원자. 지난 14년간 한푼 두푼 모인 돈이 무려 8천만원. 이 돈은 한푼도 낭비되지 않고 영천 나자렛마을,대구시 동구 일심재활원, 고령 들꽃마을 등지 소외된 이웃들에게 쓰였다. 사랑의 저금통이 시민과소외된 이웃을 잇는 가교(架橋)가 됐던 셈.
전령사는 가톨릭운전기사사도회 회원 2백여명.
사랑의 저금통으로 기금을 마련하는 일이 쉽지만은 않았다. 정말 장애인돕기에 쓰는지 의심하며1백원 내기를 주저하는 승객이 많았고, 주차중 차 유리가 깨진채 모금함을 도난당한 일도 한두번이 아니다. 그러나 승객들 중에는 택시 요금보다 훨씬 많은 1만원짜리 지폐를 선뜻 내는 사람도적지않았다.
기사사도회 회원 10여명이 지난 17일 짬을 내 장애인 특수학교인 대구 성보학교(교장 권헌적)를찾았다. 지난 87년 대부분 복지시설에서 생활하는 이 학교 졸업생들이 졸업앨범조차 만들 수 없는 형편이라는 소식을 들은 회원들이 사랑의 저금통에 모인 1백만원을 들고 찾았던게 첫 인연.이 학교 교사들이 아이들의 졸업사진을 하나하나 붙이는 노력봉사 끝에 1백만원으로 앨범이 완성됐다. 졸업앨범 만들어 주기는 12년째 한차례도 거르지 않았다.
졸업앨범이 쌓이는 것이 기사사도회 회원들의 큰 보람. 더 많은 장애 학생들의 추억을 담아 건강한 사회인으로 활동하게 하는 작은 밑거름이 된다고 믿기 때문이다.
성보학교 조미자교감(57.여)은 "앨범은 졸업하는 아이들에게 가장 큰 선물"이라며 기사사도회 회원과 이름 모르는 시민들에게 감사했다.
기사사도회는 지난달 아무도 보살펴 주지 않는 일흔살 노모와 40대 처녀 장애인 단 둘이 함께 사는 가정을 방문, 쌀 2가마를 전하기도 했다. 이달 중 화원교도소에서 수감생활을 하고 있는 장애인들에게 영치금도 보낼 생각이다.
기사사도회 배태표회장(58)은 "기금이 적어 한계가 있지만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장애인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달려갈 생각"이라며 "시민들의 성금을 헛되이 쓰지 않겠다"고 다짐했다.〈金敎榮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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