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춘추

입력 1998-04-18 14:08:00

아, 슬프다!

한때는 우리도 남들이 다 부러워하는 그런 나라였는데 어찌하다 이렇게 되었단 말인가. 한때는선진국이 되어 세계를 주도해 나갈 것 같았는데 이제는 우리 문제도 하나 스스로 해결할 능력이없게 되었구나.

북쪽에서는 먹을 것이 없어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 가고 세계를 향해 도움을 요청하더니, 이제는남쪽에서 구제금융의 손길을 뻗치게 되었구나. 그나마 남쪽은 먹을 것은 있으나 나눠 먹을 줄을몰라서 서로를 힘들어하고 있구나.

아주 옛날 저 먼 나라에서나 있었을 법한 일이 우리 주위에서 일어나고 있구나. 죽은 아들을 옆에 두고 몸도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고 말도 못하는 어머니가 그것을 그냥 바라볼 수밖에 없었을때의 심정은 어떠했을까. 숨진 엄마가 아직도 살아 있는 줄 알고 옆에서 젖을 달라고 보채기도하고 흔들어 보기도 했을 어린 아기의 모습은 어떠했을까.

백성들이 이 지경이 되었음에도 누구하나 책임지겠다는 사람은 없구나. 그러나 선거 때만 되면오로지 국민을 위할 사람은 저밖에 없는 양 떠들어 대고 있으니 이 어찌 슬픈 일이 아닌가.더더욱 나를 슬프게 하는 것은 세상에는 이렇게 심상치 않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음에도 내 마음은 그렇게 슬퍼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언제부터 이렇게 매정한 사람이 되었단 말인가. 그리고더욱 나를 슬프게 하는 것은 내가 할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이다.

아, 슬프다!

〈목사·기독학생회 대표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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