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길고도 지루한 싸움'
베이징남북당국대표회담이 17일로 일주일째에 접어들고 있는데도 남북양측의 입장은 요지부동이다. 남북대화사상 초유의 최장기 회담이다. 그런데도 남북 양측은 서로 협상을 끝내지 않고 상대방의 입장변화를 기다리고 있다.
비공식만찬을 주고 받는 등 막후접촉을 통해 분위기 반전을 꾀하기도 하고 언론플레이를 통한 심리전을 병행하는 한편 하루동안 접촉을 않고 버티기도 하고 기싸움, 신경전도 전개하는 등 동원할 수 있는 협상전술을 모두 구사하고 있다. '남북대화는 바로 이런 것이구나'하는 것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그동안의 협상과정을 지켜 보면서 이제부터라도 남북관계를 정상화해야 한다는 사실을 절감한다. 우리측 수석대표인 정세현(丁世鉉)통일부차관은 이를 '상호주의'라고 표현한다. 최소한의 주고받기 게임은 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남북회담은 전부 아니면 전무식의'제로섬 게임'이아니다.
이번 회담에서 드러난 양측의 입장은 분명하다. 북측은 비료를 먼저 지원하면 이산가족면회소 설치 등 남북 관계개선은 자연히 이뤄진다며 선(先)비료지원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고 우리측은 비료를 지원하되 최소한 면회소설치 시기 정도는 못박아야 한다는 것이 마지노선이다. 과거와 같이북측의 선의를 기대하는 구걸대화는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북측대표단은 우리측의 이같은 버티기에 당황해하고 있는 것 같다. 기자단과 같은 숙소에서 자주부딪치는 북측대표단의 모습에서 이같은 변화는 확연해지고 있다.
남북대화를 서두르거나 대화를 구걸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지난 95년 쌀을 지원하고도 뺨을 얻어맞는 그런 협상결과는 내지 말라는 것이 대다수 국민들의 여론이다.
비료를 지원하고도 칼자루까지 쥐어 주는 우(愚)는 범하지 말라는 것이다. 김대중(金大中)정부가새로 들어섰다고 해서 서두를 필요는 없다.
베이징에 있는 남북대표단은 '우수.경칩이 지났으니 대동강물도 풀린다'는 식의 상투적인 말만주고 받느냐, 남북관계의 새로운 궤도를 깔 수 있느냐의 갈림길에 서있는 것 같다. 〈베이징.徐明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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