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대표단은 14일 중국 베이징시내 차이나월드호텔(中國大飯店)에서 나흘째 수석대표 접촉과 전체회의를 번갈아 열었으나 이산가족과 비료지원 문제에 대한 양측의 기존입장에 변화가 없어 난항을 거듭했다.
○…정세현(丁世鉉)통일부차관과 전금철(全今哲)정무원책임참사 등 남북 양측대표단은 이날 오전10시(한국시각 11시) 차이나월드호텔 지하1층에 마련된 회담장에서 3차 전체회의를 열어 마지막타결을 시도.
회담장 주변에서는 14일 오전 11시40분에 출발하는 평양행 고려민항편을 타야하는 북측대표단이전체회의 시간을 이날 오전 10시로 잡은 것은 타협안을 내놓거나 회담을 연장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돌아 한때 긴장감이 감돌기도.
이같은 추측은 북측대표단이 김일성(金日成)생일인 15일이전에 평양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매주두차례(화, 토)있는 고려민항편을 이용할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
○…13일 오전으로 예정됐던 2차 수석대표 접촉은 북한측의 갑작스런 요청으로 오후 3시로 연기돼 1시간 45분간 열렸으나 양측은 비료지원과 이산가족 문제에 대한 아무런 합의없이 14일 오전전체회의를 열기로 했다고만 발표.
우리측 수석대표인 정차관은"완전합의도 부분합의도 없다"면서 "서로 본부에 보고하고 훈령을 받아 14일 다시 만나기로 했다"고 설명.
정차관은 회담결과를 브리핑하면서"회담을 시작하면서'길고도 긴 씨름'이 될 것같다고 했는데 결국 이렇게 됐다"며 아쉬워하면서 "남북대화라는 게 원래가 이렇다"며 다음 당국회담 일정외에는별다른 성과없이 이번 회담이 사실상 마무리됐다는 점을 시사.
그러나 정차관은 "이번 회담에서는 양측이 서로 선전전에 나서지 않고 상대방의 입장을 공개하지않는 등 진지하게 회담에 임하고 있다"며 "남북대화의 새로운 유형을 만들고 있다"고 평가하고 "북경을 떠나기 전에 매듭지어지길 희망하고 있다"며 북측의 자세변화를 촉구.
○…이어 정차관과 우리측 대표단은 이날 저녁 남측기자단을 초청,만찬을 함께하면서 회담결과를설명했으나 막바지 회담을 앞둔 대표단이 대책회의를 갖거나 긴장된 모습을 보이지도 않는데 대해 '극적 타결가능성을 염두에 두고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과 '북측의 태도 변화외에는 돌파구가없다는 판단때문 아니냐'는 관측이 교차.
한편 이날 저녁 북측대표단의 김성림(金成林)은 징룬호텔(京倫飯店)을 나서는 기자들과 다시 부딪히자"남측이 비료를 주겠다고 해서 여기까지 왔는데 이산가족 문제와 연계해 안주겠다고 하면 일없다"며 기존주장을 되풀이.
○…숙소인 징룬호텔식당에서 식사를 마치고 나오다가 기자를 만난 북측수석대표 전금철은 인터뷰를 하자는 기자의 요청에 거부감을 표시하지 않고, 다시 자리에 앉아 10분간의 대화에 응했으며, 엘리베이터를 타고 9층 객실앞까지 기자와함께 가면서 물음에 답했다.
전금철은 "남측이 정치적 고려때문에 4천만달러 정도의 비용이 드는 비료지원을 하지 않는다면나중에 3천억달러를 벌 수도 있는 이산가족 문제도 놓칠 수도 있다"고 말해 '투자'의 측면에서도먼저 남측이 북에 비료를 지원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남측이 비료지원을 하는 만큼 북측이 이산가족 문제에 성의를 보이는 것이 상호주의 원칙에 맞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전금철은 "먼저 비료문제를 잘해주면 자연히 다른 문제들도 해결된다"며 "1대1 맞바꾸기로 생각하면 안된다"고 반박했다.
〈베이징.徐明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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