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그, 인베이더, 제비우스, 보글보글, 미스터 도…' 3차원의 생동감이나 화려한 배경화면, 귀를 울리는 효과음은 없지만 그저 신기하기만 하던 게임들. 하교길이나 심부름가다 들린 침침한 오락실에서 주머니속 깊숙이 아껴뒀던 동전을 고민고민하다 결국은 동나고, 부모님의 꾸지람을 걱정하며 씁쓸하게 돌아서던 밤길.
지금쯤 어엿한 학부모가 됐거나 직장인 혹은 대학생들까지도 이와 비슷한 기억 한둘 쯤은 간직하고 있다. 어쩌면 요즘 아이들이 두들겨대는 복잡하고 시끄러운 게임보다 예전의 단순했던 오락실게임이 더 그리운 이들이 많을지도 모른다.
그 시절을 이제 집에서 되살려보자. 돈안내고 밤새도록 게임을 할 수 있어 더없이 부러워보였던그때의 오락실 주인이 되는 것이다. 어지간한 가정이면 있음직한 486급 이상 PC 한대면 충분하다.
우선 PC통신에 들러 공개자료실이나 게임동호회, 컴퓨터 전문지 등을 돌아다니다 보면 어렵지 않게 'MAME'라는 이름을 찾을 수 있다. 'MAME'는 과거 게임들이 갖고 있던 순발력이나 감수성등을 순수한 교육적인 목적으로 되살리기 위해 연구된 에뮬레이터다. 잔인하고 폭력적이며 외설적인 면이 많은 요즘 게임들과는 차원이 다른 만큼 과거의 게임들은 복원할 가치가 있다는 데서출발한 것이다.
MAME에 포함된 게임들은 고작해야 몇십KB크기다. 예전의 큼지막한 게임기도 뜯어보면 사실모니터와 간단한 기기 외에는 텅 비어있는 나무상자다. 게임기에 포함된 롬에서 데이터만을 뽑아내면 수십종의 게임도 그저 몇 MB면 충분해 PC로의 재생이 가능한 것이다. 게다가 MAME로 할수 있는 게임은 개발된지 10년이 넘었기 때문에 저작권 문제도 거의 없다.
PC통신망에서 프로그램을 다운받아 내 컴퓨터에 설치하고 압축을 풀면 MAMEW나 MAME32라는 실행파일을 볼수 있다. 설치에 관한 설명은 다운받을 때, 게임에 관한 설명은 각 게임마다 자세히 나와 있으므로 그다지 어려울 것도 없다. 아니 때묻은 동전으로 쌓았던 예전의 그 실력을더듬어 잠시만 몰두하면 아이들의 탄성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컴퓨터 앞에 앉아 실행파일을 두드리기만 하면 안방은 그 옛날의 오락실이 되는 것이다. 아이와 아내, 다정한 옛 친구와 나란히 앉아 차례를 다퉈가며 추억의 게임에 빠져보는 것. IMF로축 처진 어깨를 잠시나마 곧추세울 수 있는 작은 즐거움이 되지않을까 싶다.
〈金在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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