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붕위 안테나 아줌마 전원주

입력 1998-04-06 14:04:00

아름다운 조연. 시끌벅적하면서도 구수한 웃음의 주인공, 탤런트 전원주(59).

35년의 연기인생에서 상당기간 아줌마, 가정부, 주모 등 단역에 머물러 한동안 시청자들의 주목을받지 못했지만, 걸걸한 웃음과 충실한 연기로 어느새 시청자곁으로 성큼 다가왔다.고교시절부터 문학도를 꿈꿨던 그녀는 숙명여대 국문과 재학시절 수차례 신춘문예에 문을 두드렸지만 실패를 거듭했다. 그 시절 용돈을 벌기위해 성우를 지망한 것이 결국 그녀의 연기인생 시작이 됐다. 지난 63년 동아방송 성우1기로 방송에 입문한 뒤 지난 67년 TBC '청춘극장'으로 탤런트로 데뷔했다. 김무생, 사미자, 여운계 등 KBS 1세대 연기자들과 연기를 시작한 그녀는 늘 단역에 머물렀다. 그녀는 식모역에 넌더리가 난 탓에 요즘도 집에서 앞치마를 두르지 않는다고 한다.단역시절, 돌파구를 찾던 그녀는 과거 시장에서 야채를 팔며 유심히 지켜봤던 시장아줌마들의 인간적인 웃음을 자신의 장기로 차용했다. TBC시절 '외아들'에서 그 웃음을 선보인 뒤 반응이 좋았고, 결국 그 웃음이 그녀의 진짜 웃음이 됐다는 것.

그녀의 연기인생을 통해 출연한 TV광고는 단 두편. 70년대 초반 TBC 드라마 '야 곰례야'에서함께 연기한 고 이영씨와 찍었던 '에프킬라' 광고가 처음이었고, 최근 데이콤 광고가 두번째다.복고풍 이미지를 선보인 '국제전화 002'광고는 전파를 타자마자 세간의 화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광고가 선풍적인 인기를 얻자 보너스까지 덤뿍 받았다는 것. 특히 경쟁상품의 광고모델로 특급스타 최진실과 최민수가 나섰다는 점에서 'CF모델' 전원주의 일대 파란은 신선한 충격이 되고 있다. 노력하는 조연, 전원주가 자신의 인생에서는 주연으로 우뚝 선 것이다.

〈金炳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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