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산서원의 '참뜻'바로보기

입력 1998-04-06 14:10:00

안동의 대표적인 사적지(제170호)인 도산서원. 많은 사람들이 서원을 보고는 실망감을 감추지 못한다. 다른 고건축문화재와 마찬가지로 사람의 온기가 느껴지지 않고 건물만 덩그라니 남아있기때문이다. 하지만 서원의 현판 하나하나에 담겨 있는 속뜻을 제대로 새긴다면 이같은 실망은 성급한 감상이다.

조선중기 성리학자인 퇴계 이황선생이 학문을 연구하고 후학을 양성했던 도산서원을 심층적으로분석,안내한 연구서가 국내에서 처음 나와 도산서원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고 있다.덕은불교대학 교수인 권영한씨(67·안동시)가 펴낸 '도산서원과 현판'(도서출판 한빛). 이 연구서는 도산서원내 각 건물의 내력과 함께 현판에 담겨 있는 뜻과 전거를 알기 쉽게 풀이해 서원을찾는 사람들에게 좋은 길라잡이 역할을 하고 있다.

서당과 서원의 영역,서원내 유구등 세부분으로 나눠 설명한 이 책은 일반인들이 잘못 이해하고있는 도산서당과 도산서원의 차이에 대해서도 바로 잡아주고 있다. 도산서당은 선생이 손수 지은건물. 선생이 기거하던 좁은 단칸방인 완락재와 마루인 암서헌,유생들이 공부하던 농운정사,부엌인 하고직사(下庫直舍)등으로 구성됐다. 8칸짜리 작은 건물인 농운정사에는 모두 4개의 현판이 걸려 있는데 이중 관란헌(觀瀾軒)은 '맹자 진심 상권'을 출처로 '물을 보는 법이 있으니 반드시 물결치는 이치를 살펴 볼지어다'라는 뜻을 담고 있다. 이처럼 이 책에는 각 건물의 내력과 현판에대한 상세한 소개가 들어있다.

서원은 선생 사후인 1574년 제자들과 유림들이 힘을 합해 건립한 것. 도산서당에 속하는 건물을제외한 상덕사,전사청,전교당,동서재,장판각,시사단등으로 되어있다. 도산서원은 선조임금때 한호의친필 현판을 하사받은 사액(賜額)서원으로 대원군의 서원철폐의 회오리에도 무사해 그 비중을 짐작케한다.

'한국사찰의 주련' '사찰의 벽화이야기'등 많은 저서를 낸 권씨는 "서원을 찾는 많은 사람들이 뜻도 모른채 그냥 둘러보고 가는 경우가 많아 도산서원이 갖는 참 의미를 알려주기 위해 나름대로정리했다"고 집필동기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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