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경제 위기예고

입력 1998-04-04 14:16:00

일본 금융시장을 강타한 '검은 금요일'이 충격은 일본경제 위기예고와 함께 세계경제공황의 가능성이 우려된다는 최악의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같은 충격은 미국의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사가 3일 일본정부가 발행하는 국채 및 외화채권의신용등급을 하향조정한 것이 도화선이 됐고 이 발표는 일본경제에 대한 신뢰감의 추락으로 직결된 것이다.

그러나 경제전문가들은 이날 엔화 폭락사태에 대해 "일본경제는 이미 6~7년 전부터 금이 가기 시작했으며 이제야 이것이 외환시장에 반영되고 있는 것"이라며 "이것은 일본 경제시스템의 안정성마저 위협하는 징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신용등급을 내린 무디스 관계자 역시 "신용등급 조정은일본정부의 정책신뢰도에 대한 불확실성을 반영한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정부와 자민당이 그동안 내놓은 각종 경기부양책이 극심한 경기침체를 되살리기 힘들다는 판단이 내려졌다는 말이다.

이에따라 일본에서는 그동안 꾸준하게 나돌던 '일본발 공황설'이 현실로 나타나는 것이 아닌가하는 위기감이 국내외 투자가들 사이에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그러나 일본정부는 무디스사가 국가신용과 엔화표시정부채권 등급에 대한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변경한데 대해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무라오카 가네조 관방장관은 "일본경제는 많은 측면에서 강한 기반을 가지고 있다. 무디스사의 견해는 현재의 등급이 수정대상으로될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금융시장 관계자들은 정부가 개입한다 해도 당분간은 엔화가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실물경제가 비교적 건실하다는 견해를 앞세워 시장개입 등을 통한 진정에 나서고 있으나 경기 전망과 정부대책에 대한 투자자들의 뿌리깊은 불신감은 당분간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결국 경기부양을 위해서는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밖에 다른 방법이 없는 상황이 되면 일본 정부가보유중인 미 재무부채권을 매각하게 되고 이렇게 되면 전세계적인 금리상승 도미노 현상이 불가피하다.

경제전문가들은 엔화폭락이 결국은 1930년대 대공황의 재현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몰고오지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도쿄.朴淳國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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