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활용-봄바람에 실려온 진달래향기

입력 1998-04-03 14:02:00

진달래가 꽃망울을 터뜨리는 4월은 온산이 붉게 탄다. 백두산 산록에서 한라산 오름까지 지천으로 피는 진달래. 척박한 바위산이나 습한 응달을 가리지 않고 봄의 요정 같은 맑고 청초한 꽃을피운다. 진달래는 우리 민족 생활속에 깊이 뿌리 내리고 있다. 참꽃이라 하여 그대로 따먹기도 하고 약으로도 사용하였다. 또 화전을 부쳐 먹거나 두견주라 불리는 술로 담기도 했다. 나른해지는봄날 비슬산, 화왕산, 무학산등 인근 진달래 명소 산행을 통해 활력을 찾아보자.비슬산은 대구시와 청도군에 걸쳐 솟은 자못 산세가 웅장한 산이다. 정상부 바위가 신선이 비파를 타는 듯해서 비슬산(琵瑟山)이라 불린다. 정상부와 조화봉 일대가 진달래 군락을 이루고 있어진달래 명산으로 이름높다. 산아래서부터 피기 시작한 진달래는 이미 정상까지 붉게 물들어 절정을 이루고 있다.

진달래를 만끽하기 위해서는 달성군 유가면 유가사를 통해 정상에 오른뒤 조화봉을 거쳐 소재사로 하산하는 코스가 최적이다. 소요시간은 4시간 30분정도.

산행기점인 유가사에서 수도암과 도통바위를 지나면 정상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나타난다. 여기서부터 진달래 평원이 시작된다. 정상에 서면 낙동강의 굽이도는 모습과 멀리 구름속으로 가야산능선이 눈에 들어온다. 정상에서 남쪽 조화봉까지 4㎞의 완만한 능선이 진달래가 가장 많이 자라고 있는 구간이다. 진달래가 흐드러지게 피어 산행의 피로를 잊게 한다.

경남 창녕 화왕산은 전국 진달래 명산중 둘째라면 서러울 정도로 진달래가 많은곳. 정상으로 오르는 자하골 군데군데 진달래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또 관룡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에도 진달래가지천으로 피어 있다.

산행은 창녕여중고 앞에서 동쪽의 자하천을 따라 아스팔트 포장길을 오르면서 시작된다. 2시간30분 정도 올라 정상에 서면 오른쪽 아래 화왕산성 남쪽을 뒤덮고 있는 진달래가 눈에 들어온다.마치 산성이 불길에 휩싸인듯 한 장관을 연출한다. 화왕산에서 관룡산으로 이어지는 진달래 능선을 찾아가려면 산성 중앙의 임도를 따라가면 된다. 임도에서 관룡산 정상까지 능선길을 따라가면좌우에 핀 진달래가 터널을 이룬다. 화왕산 진달래 절정은 보통 4월 중순이지만 올해는 따뜻한날씨때문에 초순으로 당겨졌다. 하산은 진달래가 만발한 능선을 통과하여 신라시대 8대 사찰중하나였다는 관룡사로 하면 된다.

화왕산 진달래를 본 사람이 마산 무학산 진달래를 보면 다시한번 놀라게 된다.마산의 진산 무학산 진달래밭은 넓고 조밀하다. 다른 산들에 비해 큰 나무가 적어 벌겋게 물감을쏟아부은듯한 느낌을 준다. 무학산은 학이 날개를 펴 춤을 추고 있는 듯한 형상의 산이다. 무학산정상 동쪽 학봉이 학의 머리라면 정상을 중심으로 양쪽으로 뻗은 능선은 학의 날개, 서쪽으로 뻗은 능선은 날아가는 학의 다리격이 된다. 무학산 진달래밭은 학의 머리와 양쪽 어깨 부분에 해당하는 능선 일대의 것이 장관이다. 올해 무학산 진달래 산행은 4월 초순이 적기. 탐승코스로는 3시간 정도 걸리는 자산약수터~학봉~정상~대곡산~만날고개가 인기다. 학봉에 이르면 기암괴석과 어울린 진달래가 등산객을 맞는다. 이어 주능선길을 통해 정상에 오른뒤 대곡산으로 향하면 오른쪽으로 온통 진달래꽃 잔치를 벌인 산록을 연속으로 만나게 된다.

〈李庚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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