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통령 영총리주최 ASEM 만찬 참석 이모저모

입력 1998-04-03 00:00:00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3일오전(영국시간 2일저녁) 영국총리 관저에서 토니 블레어총리가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참석 25개국 정상들을 위해 주최한 비공식 만찬에 참석, 하시모토류타로(橋本龍太郞)일본총리, 시라크프랑스대통령, 안토니오 구테히스포르투갈총리, 추안 릭파이태국총리등과 대화를 하며 친교를 나눴다.

미리 마련된 좌석배치도에 따라 블레어총리 바로 왼쪽 자리에 앉은 김대통령은 좌·우파 구별이없어진 냉전후 세계가 앞으로 나아갈 길에 대한 철학적 의견을 교환하는 가운데 해외투자유치의중요성에 관해서도 공감했다고 박지원(朴智元)청와대대변인이 전했다.

블레어총리는 "내 선거구에 한국의 삼성전자가 투자한 공장이 있는데 활발히 가동되고 있다"며 "해외투자유치야말로 경제활성화에 가장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블레어총리는 특히 자신이 어렸을 때 해외투자 유치문제로 지역주민들이 논란을 벌였던 일을 회고, "주민들이 맹렬히 반대했으나 주민회의에서 한 늙은 광부가 일어나 '내 아버지가 광부였고 나도 광부로 늙었으나 내 자식도 광부를 시킬 수 없다. 해외투자를 받아들여 경제발전을 이루자'고연설한 한마디로 외국인투자가 시작됐다"며 "당시 어렸지만 리더십이 가장 중요함을 깨달았다"고설명하기도 했다.

김대통령은 "영국같은 선진국에서도 해외투자 유치에 부정적이었다니 놀랍다"며"우리 국민도 처음엔 부정적이었으나 이제 이해하고 환영하는 분위기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또 자신의 바로 왼쪽 자리에 앉은 시라크프랑스대통령과는 실업문제에 관해 대화를했는데, 시라크대통령은 "프랑스는 실업자 3백만명에게 월 1천달러의 실업수당을 지급하는 바람에 경제회복에 큰 짐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김대통령이 한국의 실업문제의 심각성을 설명하면서 "사회보장제도가 완전치 못해 걱정"이라고 하자 시라크대통령은 "사회보장제도가 도리어 경제회복에 큰부담이 될 수도 있다"고 과도한사회보장제도에 대한 부정적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특히 시라크대통령은 "이번 기회에 김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싶다"며 거듭회담을 제의, 두 사람이 ASEM 개막일에 틈을 내보기로 했다고 박대변인이 밝혀 한·프랑스 정상회담성사 가능성이높아졌다.

김대통령과 시라크대통령은 서로 국빈방문을 초청하기도 했다.

하시모토총리가 만찬전 있었던 수하르토인도네시아대통령과 전화통화 내용을 전하면서 "인도네시아와 국제통화기금(IMF)간 협상이 사실상 타결됐다"고 밝히자 김대통령은 "한국으로선 참 반가운소식"이라고 평가했다.

만찬에 들어가기전 리셉션에서 안토니오포르투갈총리는 김대통령과 인사를 나누며 "포르투갈이지난 83년 국제통화기금(IMF) 체제를 2년만에 극복하는 데는 무엇보다 정치지도자의 신뢰감이주요인이었던 만큼 김대통령의 확고한 리더십은 한국경제를 빠른 시일내에 구출할 것"이라고 덕담을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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