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부

입력 1998-04-02 15:19:00

전세계인의 '꿈의 축제'로 불리는 프랑스월드컵 대회를 불과 2개월여 앞둔 우리축구대표팀의 전력(戰力)에 대해 그동안 불안한 감을 떨쳐 버릴 수 없었다. 예선전2차경기와 다이너스티컵에서의대 일본전 패배의 충격이 너무 컸던 것이다. 그러나 어제 오후 7시부터 있었던 한일전은 국민에희망을 주는 빅게임이었다. 침울하고 답답한 IMF시대에 유일한 낙(樂)은 축구밖에 없다는 농담이 국민들사이에 널리 퍼져 있는 게 사실이다. 그만큼 의지할 곳 없고 희망이 보이지 않는 현실을 극명하게 풍자하고 있다고나 할까. 이날밤 경기시작부터 한순간도 놓치지 않고 텔레비전을 시청한 사람들중에는 사실 '꼭 이길 것'이라고 확신을 가진 사람은 많지 않았을 것이다. 뭔가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성원을 보내면서 반드시 이겨줄 것을 기원했을 뿐이다. 역시 우리의 전사들은국민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전반종료 5분을 남기고 넣은 이상윤의 헤딩슛은 일거에 환호성을자아내게 했으나 후반들어 일본 나카야마의 문전쇄도 슛으로 경기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그러나후반27분, 2년만에 돌아온 황선홍의 결정적 발리슛의 성공으로 일본에 기어코 설욕(雪辱)한 것이다. 이번 한.일전이 2002년 월드컫 공동개최기념 친선축구성격이었지만, 앞으로 프랑스월드컵본선에 대비해야 할 문제점들을 다시한번 확인시켜줬다는데 의미가 있다. 황선홍.하석주.서정원의합류로 공격력은 크게 보강됐으나 수비불안은 여전했다. 대들보 홍명보가 부상당했을때 그 자리를 메워 줄 선수가 안보인다. 평균나이도 한국26세, 일본 24세 가량이다. 일본의 과학적 시스템플레이는 참고가 될 만하다. 어쨌든 우리의 약점을 보강할 시간은 남아있다. 본선에서의 '1승 염원'이 달성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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