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금융개혁 제1탄, 새외환법 시행

입력 1998-04-01 14:40:00

일본의 금융빅뱅이 1일부터 시작됐다.

금융개혁의 제1탄인 새 외환법의 시행으로 외환거래와 내외 자본거래를 완전 자유화했다. 새 외환법은 이전 법과는 달리 돈세탁 방지를 위한 일부 규정을 제외하고는 모든 규제를 폐지했다.시행 첫날인 1일 벌써부터 달러로도 거래가 가능하다는 간판을 내건 가전제품점이나 달러로 가격표시를 한 식당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환전액도 시중은행과 같은 금액으로 점포앞에 게시됐다.공항 면세점과 같은 외환거래상점이 백화점과 식당 등으로 늘어났다. 엔화를 예금 구좌에 넣고얼마든지 달러, 마르크, 프랑화로 꺼내 쓸 수 있고 거꾸로 외화를 예금하고 엔화로 찾아 쓸 수도있다.

또한 기업간의 외환 결제가 가능해지고 해외 자금 이전이 자유화됨에 따라 국내본사와 해외 현지법인의 자금 결제를 상쇄할 수 있어 자금에 대한 국경이라는 담이 없어졌다. 따라서 일본시장이매력을 잃어버리면 자금은 쉽게 해외로 유출되고 경쟁력없는 금융기관은 국제경쟁속에 퇴장할 수밖에 없게 된다.

1일부터 개인이 해외에 마음대로 예금계좌를 개설하고 주식.채권투자를 할 수 있게 되면 1천2백조엔에 달한다는 개인금융자산의 엔 이탈, 일본탈출 현상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과 기축통화로서 엔화의 기능 위축을 우려하는 지적도 함께 나오고 있다.

일본판 빅뱅은 앞으로 점점 그 폭이 넓어져 총 1천2백조엔에 이르는 개인 자산을 둘러싼 금융업계의 경쟁이 불꽃을 튀길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일본인들은 이를 '제2의 개국', '초 빅뱅'이라부르고 있다.

일본판 금융빅뱅은 상대적으로 낙후되고 취약한 금융분야에 대한 대대적인 개혁이자 체력단련이다. 이를 통해 일본의 금융자본이 치열한 국제금융 대전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도록 한다는게 금융빅뱅의 목표 가운데 하나다. 일본 정부는 미국.유럽에 비해 이미 10년이상 뒤처진 금융개혁을더이상 미룰 수 없었던 것.

그동안 관치금융에 안주해 온 일본 금융기관들은 환골탈태할 수밖에 없다. 생존을 위해 국내외업체간의 업무제휴 및 자본합병 등 다양한 합종연횡도 시도되고 있다.

한편으로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 개발 경쟁도 치열하다. 은행은 자동입출금기(ATM) 가동시간을다투어 연장하고 있고 아예 편의점체인과 제휴해 24시간 입출금을 가능하게 하는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일본 개인금융자산을 노린 외국사들의 일본러시도 가속화하고 있다. 이때문에 일본 도시은행중빅뱅에서 살아남을 업체는 2~3개사, 증권회사는 2개사 정도일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도쿄.朴淳國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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