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화병-"마음의 욕심이 주범"

입력 1998-03-31 14:03:00

IMF 공포가 전국을 휩쓸면서 최근 지역 한방병원과 한의원에도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환자들이급증하고 있다.

대량실직과 연쇄부도로 가장, 주부, 아이들 가릴 것 없이 온 가족이 정신적으로 심한 몸살을 앓는가 하면 직장인은 직장인대로 감봉에, 감원당한 동료의 업무까지 떠맡아 건강한 사람조차도 스트레스로부터 벗어나긴 힘들기 마련.

한방에서는 이같은 스트레스와 스트레스로 인해 생겨난 증상을 '울병(鬱病)'이라 부르지만 흔히 '울화병(鬱火病)'이라 통칭하기도 한다.

양방에서는 주로 내과나 신경정신과에서 신경안정제나 진통제를 이용해 치료하지만 한방에서도침과 약물로 스트레스를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

한방에서 보는 울화병의 주범은 마음속의 욕심, 즉 돈과 명예에 대한 집착과 인간 본연의 감정인칠정(七情), 복잡다기한 인간관계 등에서 오는 스트레스.

이 스트레스가 누적돼 정신의식과 사유활동에 문제가 발생하면 오장육부에 영향을 미쳐 불면,불안,초조,우울증 등 정신증상과 함께 두통, 어지러움, 가슴 두근거림, 소화장애, 구토, 눈의 피로,변비, 설사 등 다양한 신체증상을 불러오게 된다.

여성의 경우 임신이 잘 되지 않거나 생리가 불규칙적으로 되며 남성은 심한 경우 성욕감퇴과 함께 발기불능 증세를 호소하기도 한다.

울화병의 가장 확실한 진단법은 양 젖꼭지 사이의 전중혈이나 배꼽 아래 단전혈을 눌러보는 것.통증이 심하다면 십중팔구 울화병 환자라고 할 수 있다.

전중혈과 단전혈의 통증이 없어질 때까지 한달 정도 약물을 복용하거나 침과 뜸으로 신체의 경혈을 자극해 치료한다.

인체를 좌·우 두 부분으로 나눌때 한 중간 지점을 따라 위치해 있는 경혈들을 자극해주는 침치료가 효과가 다소 빠른 편이다.

식이요법으로는 기름진 음식을 피하고 과일 등 담백한 음식을 섭취하면서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것이 좋다. 야외에서 햇볕을 쬐면서 하는 운동도 좋지만 이 경우 탁구나 테니스 등 반드시 파트너가 있는 운동을 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대구 유명한의원 남상경 원장은"한의원을 찾는 여성 환자중 80-90% 가량이 남편 실직, 고부 갈등, 자녀교육 문제 등으로 인한 울화병 환자"라며 "최근 사업실패나 정리해고 등으로 남성 환자들까지 2배 정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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