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춘추-희망의 빛

입력 1998-03-26 14:19:00

우리 경찰조직에서도 여자총경이 탄생했다.

어느 직업에서건 승진의 의미야 나름대로 각별하겠지만 계급으로 구성되고 더구나 남성의 영역이라 일컬어지던 경찰조직에서 경찰의 꽃이라는 총경 승진을 바라보는 우리 여경의 감회는 남달라그 노력과 성취에 다함께 박수를 보낸다.

미군정 이후 자유당 시절 이전까지는 여자경찰서가 있어 불우청소년 선도 보호업무등 여경이 독립적인 활동을 한적도 있었으나 필자가 여경에 첫 발을 내디뎠던 70년대 후반에는 여경 숫자나활동이 미미했다. 그런만큼 여자경찰관이라는 직업이 일반인에게는 '특별한 직업'으로 인식되었고미팅이나 맞선뿐만 아니라 심지어는 집을 구할때도 직업으로 인해 받는 남다른 관심은 오히려 부담이 되곤 했다.

그러나 여성의 사회참여가 일반화되고 86아시안게임, 88서울올림픽 등을 계기로 여경의 증가와아울러 여경의 업무영역 또한 제한된 여건에서 벗어나 발로 뛰고 몸으로 부딪히는 외근 파출소장과 형사주임등 종래 남성의 고유영역이라 인식되었던 벽을 깨고 각 분야에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최근엔 취업을 앞둔 여대생에게서 여경은 비전과 매력을 함께 갖춘 직업으로 비춰져 직업선호도에 있어 상위를 기록하고 있는 추세이며 경찰대학교 여학생의 합격 커트라인이 남학생보다월등히 높고 여경 채용시 응시율도 100:1이 넘는다.

가끔 결혼 적령기를 앞둔 아들을 가진 부모로부터 예쁘고 참한 후배여경을 소개해 달라는 은근한부탁까지 받을때도 있어 여경에 대한 변화된 시각을 실감케 한다.

"전국의 여경에게 희망이 되었으면 한다"는 선배의 승진소감이 아니더라도 여경은 물론 각기 맡은 분야에 최선을 다하는 여성 직업인에게도 한줄기 희망의 빛이 될 것으로 믿으며 그 희망이 보다 풍성한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내 한방울의 땀과 거름을 보태고자 한다.

〈대구지방경찰청 민원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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