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반등세 돌아설 듯

입력 1998-03-23 14:34:00

사우디 아라비아와 베네수엘라, 멕시코 3개국이 22일 석유 감산에 전격 합의함에 따라 유가는 당장 급등세를 보일 전망이다.

그러나 산유국들이 과거와 같이 지속적인 감산 약속을 지키지 않을 경우 유가는 또다시 급락, 배럴당 10달러선 아래로 떨어질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경고했다.

아부다비의 한 석유전문가는 "사우디 등 3개국의 감산 결정은 시장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유가는 23일 석유시장이 열리자 마자 급등세를 보일 것이며 다른 산유국의 감산발표까지뒤따른다면 이같은 강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시장이 산유국의 발표에 영향을 받는 것은 틀림이 없겠지만 만일 이들이 감산합의를 충실히 이행하지 않을 경우 또다른 악재로 작용해 유가가 다시 하락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 전문가는 감산합의를 이행하지 않으면 "유가는 지난 88년처럼 배럴당 10달러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 아라비아와 쿼터를 무시한채 생산량을 계속 늘려온 베네수엘라, OPEC비회원국인 멕시코 3개국의 전격적인 석유 감산 합의는 다른 산유국들의 감산 결정을유도하는 기폭제가 될 전망이다.

소식통들은 쿠웨이트와 이란, 아랍 에미리트(UAE)가 생산비율에 따른 감산에 곧 합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UAE석유당국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걸프국가들은 만일 다른 나라가 유가 하락을 막기 위해 감산을 결정한다면 기꺼이 이에 동참할 것임을 이미 여러차례 밝혔다"고 강조했다.산유국들은 아시아 경제위기와 북반구의 이상 난동현상으로 석유수요가 크게 줄고 있음에도 불구공급은 오히려 늘어나는 이제까지의 추세로는 유가하락을 막을 방도가 없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은 것으로 보인다.

일부 지역, 특히 캐나다 뉴펀들랜드 유전의 경우엔 원유 채굴비용이 곧 원유판매가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 이르렀으며 대다수 산유국들도 유가하락에 따른 심각한 재정압박에 직면해있다.

올들어 이제까지 유가하락으로 인한 걸프국가들의 손실액이 70억달러를 넘는다는 전문가들의 추산은 산유국들이 더 이상 산유량 공급과잉을 방치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음을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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