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보육시설 애활원 '솔개'농구단

입력 1998-03-19 14:51:00

"외롭게 자라난 아이들에게 단결의 중요성을 가르칠 때 운동경기만큼 좋은 게 없더군요. 서로믿고 돕지 않으면 이길 수 없으니까요"

아동보육시설 애활원(원장 이상구 諭맒 수성구 파동) 김한석 사감에게는 남다른 자랑거리가있다. 바로 애활원 솔개 농구단. 아이들 건강에도 도움이 되지만 무엇보다 자칫 이기적으로 크기쉬운 시설 아동들에게 '팀워크'를 가르칠 수 있기 때문이다.

솔개 농구단이 만들어진 것은 지난해 9월. 원생 81명중 사내아이들 10명으로 구성해 팀 이름도없이 급하게 유니폼만 만들어 입고 월성복지관 까치 농구단에 겁없이 도전장을 냈다. 훈련기간도짧고 평균신장도 10cm나 작았지만 결과는 더블스코어의 압승. 승리를 자축하는 자장면파티가 거듭되면서 솔개 농구단은 '명성'을 쌓아갔다. 지난해 10월에 열린 수성구 길거리 농구대회에서 3위에 올랐고 지난달 매일신문, KBS 등 지역언론사와 가진 친선경기에서도 가볍게 우승."아직도 색안경을 끼고 시설아동들을 바라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더불어 사는 훈련을 누구보다도 많이 하는 이곳 아이들보다 훨씬 못난 어른들이 많은데도 말이죠"

지난 14일밤 아이들 과자값이라도 벌겠다고 애활원 직원들이 몇달간 모아놓은 고철창고를 누군가가 트럭으로 고스란히 털어갔다. 아이들은 아직 모른다. 22일로 예정된 까치 농구단과의 경기에서이기기 위해 오늘도 훈련에 열중하고 있을 뿐. 림을 향해 높이 치솟는 아이들의 모습이 파란 하늘을 날아오르는 진짜 솔개같다. 〈申靑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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