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산 숲-천연기념물의 보금자리 더이상 훼손 안된다

입력 1998-03-17 14:05:00

대구환경운동연합은 이달 하순 가야산 생태기행에 나설 예정이다. 산을 찾는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지만 대구환경련 사람들은 이번 발걸음이 그리 가볍지만은 않다고 느끼고 있다. 국립공원인 가야산에 해인 골프장 건설이 논란을 빚고 있는데 이어 도로 건설계획도 잡혀있어 생태계 파괴가우려되기 때문이다. 대구환경운동연합은 올해 가야산 생태계 파괴를 막는데 주력하기로 했으며이번 생태기행은 그 목적을 위한 첫걸음. 위기에 빠진 가야산 생태계의 중요성을 알려 가야산 보호에 대한 공감대의 폭을 넓히려 하고 있다.

가야산 생태계에 대한 지금까지의 학술조사 결과 식물군락은 소나무, 신갈나무, 졸참나무, 서어나무-졸참나무, 흰참꽃, 참싸리-억새군락등 6개 군락이 주종을 이루는 것으로 나타나 있다. 소나무는 햇볕이 많이 드는 지역에서 자라는 것으로 숲 형성 초기에 우세한 식물이며 신갈나무와 졸참나무는 숲 형성이 상당히 진행된 과정인 2차림 단계에서 자라는 나무이다. 2차림이란 인위적으로나무를 심어 숲을 가꾸는 인공조림 단계를 벗어나 숲이 자연적으로 형성되는 상태를 말한다. 이는 녹지자연도로 표현되는데 가야산의 경우 자연림으로 옮겨가는 단계인 7등급 지역이 전체의43%이며 20년 이상 경과한 자연림인 8등급 지역이 4.6%로 조사됐다. 특히 가야산의 대표적 명소인 홍류동 계곡 입구의 소나무림은 중부이남 지역에서 가장 보존이 잘 돼 있는데다 나무 형태도매우 아름다워 계곡과 어우러진 경관이 일품이다.

가야산에는 온갖 동물이 보금자리를 마련해놓고 살고 있기도 하다. 소쩍새, 쏙독새, 청호반새, 휘파람새, 흰배지빠귀, 박새등의 야생 조류와 누룩뱀, 도롱뇽, 무당개구리, 북방산개구리등이 관찰되고 있다.

이중 소쩍새는 천연기념물 302호로 몸 길이가 19㎝ 정도이며 깃에 뿔이 나있는 부엉이과의 새다.주로 밤에 활동하기 때문에 사람의 눈에 좀처럼 띄지 않으며 해질 무렵부터 밤중까지 오랫동안우는 특성을 가졌다. 곤충, 소형조류, 박쥐류등 동물성 먹이를 다양하게 섭취하나 먹이가 오염되면서 번식력이 감퇴, 수가 나날이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청호반새는 숲이 울창한 곳에 깃드는 여름철새로 학계에서 보호대상종으로 지목하고 있고 도롱뇽과 북방산개구리도 각각 한국특산종과 감소추세종으로 분류돼 보호가 시급한 실정이다.가야산내 해인골프장 건설예정지에는 소쩍새, 북방산개구리등의 서식지가 있어 골프장 건설이 진행될 경우 생태계 파괴를 피할수 없으며 경남도와 성주군이 관광단지 조성을 위해 계획하고 있는도로 건설도 생태통로 차단등 문제점을 안고 있다.

대구환경운동연합 공정옥간사는 "최근 수년간 덕유산과 지리산등 국립공원이 각종 개발로 무참하게 훼손돼온 현실에 비추어 볼 때 가야산은 더 이상의 개발로부터 지켜져야 할 마지막 보루"라고말했다.

〈金知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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