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성.달성 재보선

입력 1998-03-17 14:30:00

17일 후보등록을 시작으로 16일간의 열전에 돌입한'4.2 재.보선'에서 김종필(金鍾泌)총리서리와 자민련 박태준(朴泰俊)총재의 지원 여부가 색다른 관전포인트로 등장했다.

김총리서리와 자민련 김상윤(金相允)후보(의성), 박총재와 한나라당 후보로 나선 박근혜씨(달성)와의 남다른 관계가 화제를 낳고있기 때문이다. 또 총리인준 파동을 겪은 김총리서리나 박총재로서는 대선이후 첫 여야대결인 이번 재.보선에 전력을 투구하지않을 수 없는 입장이기도 하다. 김총리서리는 자민련의 명예총재직을 갖고 있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김총리서리의 의성방문은 이뤄지기 힘들 것 같다. 의성의 김후보는 70년대초반 김총리서리의 국무총리시절 경호를 맡으면서 인연을 맺은 이래 25여년동안 김총리서리를 떠나지 않은 측근중의 측근이다. 그런만큼 김총리서리는 김후보의 지구당개편대회에 참석하는 등 각별한 애정을 표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서리'꼬리를 떼지 못하고 꼬인 정국은 김총리서리의 발목을 잡고 있다. 총리실의 한 고위관계자는 17일 "김총리서리는 의성에 가지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서리입장에서 보선지원에 나서는 것은 모양이 좋지않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관권개입 시비까지 불러 일으킬 수도있는 적극적인 지원은 자제하겠다는 입장으로 풀이된다.

박총재의 대구달성행 역시 관심거리다. 박총재는 일단 지난 15일 열린 국민회의 엄부총재의 지구당개편대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엄부총재의 간곡한 부탁에도 불구하고 "선약이 있어서 가지 못함을 이해해달라"고 양해를 구했지만 다음에는 꼭 찾아줘야한다는 요청에 대해서는 확답을 하지 않았다.

박총재의 이같은 머뭇거림은 한나라당 박근혜(朴槿惠)후보와의 개인적인 정리때문. 5.16직후 국가재건최고회의의장 비서실장을 지내고 포철회장으로서 고도성장 신화의 한 주역이었던 그는 박정희(朴正熙)전대통령 일가와 각별한 인연을 맺어왔다. 그런 그에게 박후보는 조카나 다름없는 막역한 사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박후보와 맞붙은 엄후보는"한번은 찾아주셔야 한다"며 박총재를 더욱압박하고있다.

〈徐明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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