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노트-대구종금 업무거부

입력 1998-03-13 15:19:00

지난달 26일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대구종금의 업무가 직원들의 집단반발로 마비되면서 고객 예금지급 지연 및 거래기업 피해가 우려되고있다.

직원 비대위측은 고객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지역기업의 연쇄부도를 막기 위해 업무거부, 복귀, 집단사표등 단체 행동을 벌이고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 원인에 대한 뒷말도 분분하다.

3월초로 잡혀있던 상여금 지급 지연과 신용관리기금 관리단과의 마찰 등이 집단행동의 원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용관리기금 측은 이에대해 "직원들의 업무거부로 회사 재정상태를파악하지 못해 지급이 지연되고 있을뿐"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비대위 간부들은 최근 대구종금의 대주주였던 화성산업을 찾아 주식대출과 주택자금 대출등으로 직원들이 지고 있는 17억원의 부채를 대신 갚아줄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비대위는화성산업에 대해 유무형의 압박을 가한다는 전략을 짜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화성산업은 대구종금 영업정지로 수백억원의 주식투자 손실을 입었다며 비대위의 요구에 어처구니없다는 반응을 보이고있다.

대구종금 직원들은 종금사 경영평가가 한창이던 지난1월 회사측에 퇴직금 중간정산을 요구해 받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대해 직원들이 회사 폐쇄시 퇴직금을 받지 못할 것에 대비해 퇴직금을 미리 정산해 간것이 아니냐는 곱지않은 시각을 갖는 이들도 많다.하루아침에 직장을 잃은 대구종금 직원들의 심정은 이해되고도 남는다. 최대한 많은 직원들이 가교종금사인 한아름종금사로 재고용돼야 한다는데도 이견이 없다. 그러나 직원들의 업무거부는 결국 거래고객의 피해와 지역경제의 부담으로 이어질수밖에 없다.

금융인들의 최대덕목은 신뢰다. 대구종금은 사라지더라도 대구종금인들은 신뢰와 명예를 존중하는 금융인으로 기억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金海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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