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꽃-남녘바다 불타는 듯

입력 1998-03-13 14:00:00

남녘의 봄은 동백으로 시작된다.

동백은 겨울이 한창인 12월부터 바다를 향한 기암절벽에서 붉은 입술 꽃잎을 내민다.수줍은 색시같은 동백은 4월까지 피고 지기를 계속하지만 절정은 3월이다. 올해는 날씨가 따뜻해예년보다 보름정도 개화시기가 앞당겨졌다. 고창 선운사를 제외하고 4월에 동백을 볼 수 있는 곳이 없을 것 같다.

동백은 짙푸른 잎새와 붉은 꽃잎, 샛노란 수술이 선명한 대비를 이뤄 정열적이고 강렬한 인상을준다. 화려한 색깔을 간직한 채 꽃이 지기 때문에 붉다 못해 검은 꽃잎속에는 한잎 물면 배어나오는 애처로움이 깃들어 있다.

동백은 난대성 상록 활엽수로 제주도를 비롯한 남해안 섬에 무리를 지어 자생한다. 북쪽으로는변산반도, 대청도, 백령도까지 분포하고 있다. 거제도, 여수 오동도, 고창 선운사의 동백숲은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다.

몽돌해수욕장 최대군락

○…경남 거제군 동부면 학동 몽돌해수욕장은 국내 최대의 동백 군락지. 돌구르는 소리와 파도소리가 어울리는 해변에서 내륙으로 20분 걸어가면 천연기념물 233호로 지정된 동백나무 군락지가 나온다. 명승지로 이름난 해금강을 향해 1.5㎞ 정도 이어진 절벽 위에는 3월 중순이면 바다마저 붉게 물들이는 동백이 자리잡고 있다.

학동 못지 않은 거제도의 동백 군락지는 장승포 앞바다에 있는 지심도. 선착장에서 올려다 보면아름드리 동백이 하늘을 이루고 있는 모습이 장관이다. 버스로 대구∼통영(2시간40분)∼거제(45분). 문의 거제시청 관광계 (0558) 639-8253.

오동도 섬전체 감싸

○…한려수도의 관문 전남 여수 신항 앞바다에 누워있는듯 떠있는 오동도는 섬전체가 4천여그루의 동백으로 덮여 있어 '동백섬'으로 불린다.

오동도는 동백과 기암절벽등이 섬전체를 감싸고 있고 길이 7백68m의 방파제로 육지와 연결되어있어 남국의 정서를 느낄수 있다.

한려수도를 오가는 쾌속선 선착장에서 방파제를 따라 걷다 보면 한 여인이 몸을 던져 절개를 지킨 자리에 동백꽃이 피었다는 전설이 있는 오동도가 나온다.

여수시내와 연륙교로 이어진 돌산도 초입 무실목의 자갈밭 해변언덕에도 동백숲이 우거져 있다.절정은 3월 중순. 버스로 대구∼순천(3시간30분)∼여수(45분)∼오동도(10분). 문의 여수시청 관광계 (0662) 650-5544.

1㎞가량 병풍처럼…

○…'선운사 동백꽃을 보러갔더니/ 동백꽃은 아직 일러 피지 않았고/ 막걸리 여자의 육자배기 가락에/ 작년것만 시방도 남았습니다'

미당 서정주가 동백을 노래한 선운사. 호남의 해금강으로 불리는 전북 고창의 선운사는 무리지어피고 지는 동백으로 유명하다. 선운사 뒤쪽에 5백년된 동백 3천여그루가 1㎞ 가량 병풍처럼 펼쳐져 있다.

선운사는 동백이 남해안보다 다소 늦은 4월에 꽃을 피우는 까닭에 벚꽃, 진달래가 함께 흐드러지게 핀 장관을 볼 수 있는곳이다. 천연 기념물 184호로 지정된 선운사 동백꽃의 절정은 4월 하순.올해는 다소 앞당겨질 전망이다. 버스로 대구∼광주(3시간30분)∼고창(1시간30분)∼선운사(20분).문의 고창군청 문화관광계 (0677) 60-2225.

〈李庚達기자〉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