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패트롤-중 '살인적 산성비'

입력 1998-03-13 14:32:00

식초의 주재료가 되는 빙초산. 이 빙초산과 거의 같은 수준의 산도를 가진 비가 내리는 곳이 있다. 심각한 대기오염 지역인 중국의 후난성(湖南省)과 장시성(江西省)에는 이같은 살인적인 산성비가 내린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국토의 40%가 이미 산성비의 영향을 받고 있다.마침내 사회주의 국가 중국은 철저한 '자본주의 방식'으로 산성비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나섰다.중국 국무원은 지난달 산성비의 원인이 되는 이산화황 배출 통제계획을 승인한데 이어 최근 산성비 영향 지역의 확산을 막기 위해 '특별통제구역'을 지정, 일정 기준치 이상 배출업소에 대해 벌금을 부과키로 하는 등 '오염물 배출자 비용부담 원칙'을 환경정책에 도입했다.중국은 석탄을 연료로 사용하는 공장들이 쏟아내는 이산화황이 지난해 현재 2천3백만t으로 세계최대 배출국. 이로 인해 스모그등 대기오염이 심화될 뿐만 아니라 산성비가 내려 삼림·농작물을망치고 식수원 오염을 초래하는 등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특히 산성비는 1년에 중국 한해 예산의 10분의 1과 맞먹는 1천1백만위안(1백33억달러)을 앗아가버린다. 이같은 엄청난 경제적 손실이 사회주의 국가 중국이 '획기적인 환경정책'을 선택한 결정적인 이유다.

중국은 석탄의 연료사용을 최대한 줄이고 발전소에 이산화황 배출을 줄이는 장치를 설치키로 하는 등 오는 2천년까지 날로 심각해 가는 산성비의 확산 기세를 누그러뜨리기에 골몰하고 있다.중국의 산성비는 자국뿐만 아니라 한국과 일본 등에도 적지 않은 환경피해를 입히고 있어 중국이'급속한 산업화의 그늘'을 어떻게 잡을 것인지 인접국들은 주목하고 있다.

〈金大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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