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방송사도 구조조정 회오리

입력 1998-03-12 14:10:00

광고수주량 급감 등 방송환경의 악화로 지역 방송사들이 구조조정 회오리에 휘말리고 있다. 이는명예퇴직, 간부들의 무보직 전문직화, 제작비 절감, 전직원 광고확보운동 등 다양한 양상으로 진행되고 있다.

특히 일부 방송사는 이달안에 수십명의 직원을 내보낸다는 방침을 세워두고 있어 직원들이 크게동요하고 있다.

지역 방송사 대부분은 지난 연말부터 최근까지 광고수주량이 급감, 일부 방송사는 부장급 이상간부들이 직접 광고수주량을 배당받아 개인물량 확보에 급급하고 있다. KBS 대구방송총국의 경우 IMF이후 광고수입이 전국에서 광주총국 다음으로 낮은 목표 대비 40%에 그쳐, 최근 직원 1인1광고 운동을 벌이고 있다.

대구MBC 등은 광고급감에 따른 자구책으로 이미 계약·용역 직원들을 대폭 감원했다. 일부 방송사는 제작비를 최고 30%까지 깎았고 감원책의 일환으로 명예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제작비 삭감과 함께 지역 자체(Local) 프로그램 비율도 크게 낮아져, 대구방송(TBC) 19%, 대구MBC 15%,KBS대구총국이 10%선에 머물고 있다.

지역 방송사들은 감원·조직개편 등 구조조정 작업을 이달안에 대부분 마무리할 방침이어서 직원반발 등 후유증이 예상된다.

대구MBC(직원 2백3명)의 경우 13일 주주총회를 통해 현 사장의 유임 또는 새 사장 선임을 결정한 뒤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들어갈 예정이다. 대구MBC를 제외한 문화방송 전국 18개 계열사가이미 구조조정을 마친 상태여서 대구의 경우 선례에 비춰볼 때 주총 이후 부·국장급 인사와 함께 10년 이상 근무자에 대한 명예퇴직 신청접수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만성적자인 안동MBC의경우 최근 20여명의 명예퇴직 신청을 받았다. 대구·안동·포항MBC의 통·폐합작업도 진행중이다.

KBS의 경우 강원도 영월·태백, 충남 공주 등 4개 지역 총국의 폐쇄를 확정했고, 제작비 삭감,무보직 전문직화 방침을 정했다. 이에 따라 KBS대구총국(직원 2백11명)도 부장급 이상 간부들의무보직 전문직화를 추진, 전체 대상자 18명중 30~40%의 간부사원이 보직을 받지 못할 것으로 알려졌다. KBS대구총국은 또 지난 9일부터 올 21일까지 명예퇴직 신청을 받고 있으며, 안동·포항방송국의 자체프로그램을 대구총국에서 모두 제작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대구방송(직원 1백85명)은 이달안에 이사회를 열고 외부인사를 사장으로 영입한 뒤 본격적인 감원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전체의 30% 내외인 30~50명의 직원을 감축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방송은 경영악화 타개책으로 현재 전파가 미치지 못하는 안동, 포항·경주, 김천·상주등 경북지역 3개권역을 포괄하는 '민방의 광역화'를 정부에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金炳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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