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돌파 기술이 열쇠

입력 1998-03-11 15:21:00

"도면수치가 아무래도 이상합니다"(이성림대리) "CAD에 이상이 있습니다"(신성호씨) "압연앙력을낮추면 어떨까요"(김원구기사)

포항 강원산업 대형강 공장내 3층에 자리잡은 '롤설계부'. 김효섭부장 등 9명의 부서원들은 자칭'IMF 전사(戰士)'. 압연 철강제 신제품 개발을 맡아 하기에 따라 수천만 달러를 아낄 수도, 벌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작년 상반기만 해도 만들기만 하면 팔려 나가 재고 걱정은 할 필요가 없었다"는 조경희과장(37).그러나 10월을 넘기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해외 바이어의 조건은 더욱 까다로워졌고 수입품에 의존하던 국내 수요업계도 국산품을 찾기 시작했다.

어떻게 할 것인가. 경제성 없다고 처박아 뒀던 국산화 개발 도면을 다시 꺼냈다. 전에는 오전8시출근, 오후6시 퇴근이었지만 퇴근시간 규정은 없어졌다. 연구결과가 나오는 시간이 곧 퇴근시간.9명이 팀을 이뤄 연동하는 업무시스템 때문에 한사람만 차질을 빚어도 모두가 밤샘 대기.이렇게 해서 얻어낸 최근의 성과가 상용차용 휠과 선박 필수부품인 인버티드 앵글의 국산화. 이두가지로 올 한해에만 7천5백만달러의 수입대체 효과를 거두게 됐다. 지난 96년에는 고속철도용레일을 국산화하기도 했다.

"엔지니어의 자부심을 걸고 IMF 위기를 이겨낼 겁니다". 일본과 함께 최초 개발을 다투는 6백mm급 쉬트파일(물막이용) 연구를 위해 또다시 밤샘을 준비하는 박은이씨(28)는 사내 50명 여사원중 유일한 실무 작업자다.

〈포항.朴靖出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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