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생태계에서 식물은 먹이피라미드 맨 밑에 위치하면서 언제나 동물들의 산란장소, 피난처 또는 그들의 먹이로서 끊임없이 시달려왔다. 그러나 예외없는 법칙은 없듯이 식물중에도특별한 기관을 가지고 작은 곤충을 잡아먹는 것들이 있다. 이들이 바로 곤충에게는 한없이무서운 식충식물이다. 이 식충식물이 곤충을 잡아먹는 것은 단지 부족하기 쉬운 질소를 이들 동물로부터 얻음으로써 생존을 위한 보충수단이 되고 있다. 이들도 다른 식물과 마찬가지로 엽록체를 가지고 있어서 뿌리로부터 물이나 영양분을 섭취하여 광합성을 한다. 이들식충식물은 세계적으로 약 7백종이 분포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는 끈끈이주걱, 끈끈이귀개,통발 등 7종이 자생하고 있다.
식충식물은 먹이를 잡는 방법에 따라 크게 3가지 형태로 나눌 수 있다. 즉 통발처럼 잎이변형된 포충낭이라는 주머니 모양의 기관을 가지고 있는 종류, 파리지옥풀처럼 개폐기구가있는 포충엽을 가진 종류, 끈끈이주걱처럼 잎표면이나 가장자리에 선모(점액을 분비하는 털)가 빽빽히 나 작은 곤충이 여기에 닿으면 달라붙게 하여 잡아먹는 종류이다.
끈끈이주걱은 그 생김새가 주걱처럼 생겼다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물이 마르지않는 산기슭이나 늪 주변의 습지에 주로 분포하고 있지만 개발에 의해 이들 습지가 훼손되고 있어 점점보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이 식물의 잎에 촘촘히 나 있는 붉은 색 선모를 자세히 살펴보면먹이를 잡지 않을 때는 곧게 뻗어 있지만 곤충이 와서 앉으면 잎가운데를 향해 구부러지는굴곡운동을 한다. 선모끝에서 분비되는 점액은 햇빛을 받으면 이슬이 맺힌 것처럼 영롱하게빛난다.
곤충들이 이 분비액을 이슬 방울로 착각하고 여기에 앉게 되면 선모가 구부러지면서 이 곤충을 꼼짝못하게 해버린다. 이 먹이감이 발버둥치면 칠수록 선모는 팽압운동에 의해 자극이오는 방향으로 더욱 구부러져 먹이감이 도저히 빠져 나갈 수 없도록 만들어버린다. 선모는단백질 성분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움직임이 심할수록 먹이를 더욱 더 빨리 감싸버리게 된다. 선모의 분비액에는 여러가지 효소를 포함한, 사람의 위액과 비슷한 강산성(pH2~3)의 소화액이 들어있어서 곤충의 껍데기나 날개까지도 완전히 분해할 수 있다. 끈끈이주걱이 먹이를 완전히 감싸는데는 대략 5~6시간 정도 걸린다.
환경부에서는 1993년에 끈끈이주걱과 끈끈이귀개를 특정야생식물로 지정하여 엄격히 보호관리하도록 하고 있다. 특히 끈끈이주걱은 과거에는 인근의 팔공산 등지에서도 가끔 볼 수있었던 식물이다. 이들 식충식물들처럼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생명체들이 알게모르게 귀해지고, 그러다 결국은 지상에서 영원히 사라져버리는 경우가 하나 둘이 아니어서안타깝기만 하다.
조 영 호
〈영남자연생태보존회·식물생태학〉
댓글 많은 뉴스
"재산 70억 주진우가 2억 김민석 심판?…자신 있나" 與박선원 반박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김민석 "벌거벗겨진 것 같다는 아내, 눈에 실핏줄 터졌다"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기현 "'문재인의 남자' 탁현민, 국회직 임명 철회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