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인준…北風벼랑끝 대치

입력 1998-03-07 00:00:00

국회가 김종필(金鍾泌)총리인준안 처리문제로 표류를 거듭하고 있다.

국회는 6일 본회의를 열어 지난 2일 중단된 JP총리인준안을 처리할 예정이었으나 재투표를주장하는 여당측의 불참으로 개회가 무산되는 등 여야간의 대치상황이 계속되고 있다.이에 따라 JP총리인준안을 둘러싼 여야간의 대치국면은 장기화할 공산이 커졌으며 당초 3월국회에서 처리하기로 했던 추경예산안과 인사청문회관련법, 선거법개정안 등 현안문제는뒤로 밀릴 공산이 커졌다. 또 여야간의 벼랑끝 대치가 계속되면서 국회를 볼모로 정쟁만을계속하고 있다는 비난여론도 드세지고 있다.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일단 총리서리체제가 출범한 이상 여론의 추이를 지켜보면서 한나라당의 입장변화를 기대한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이면에는 국회의원 과반수가 넘는 2백1명이 투표를 마친 총리인준안을 그대로 둔채 국회를 공전시키는데 대해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다.

이 때문에 국민회의와 자민련간에도 이번 임시국회 대응전략에 다소간 이견을 보이고 있다.일단 양당은 지난 2일 본회의 투표가 명백한불법투표이기 때문에 재투표를 실시해야 한다는데는 의견을 같이했지만 국민회의는 다소 생각이 다르다. 국민회의는 JP총리인준안 문제로시간만 계속 끌것이 아니라 일단은 총리인준안과 추경예산안처리를 분리해 정국 돌파구를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이 강하다. 새정부 출범이후에도 JP총리인준안이라는 돌부리에 걸려한발도 나아가지 못하는 정국이 집권여당으로서 부담이 아닐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민련은 완전한 무기명 비밀투표에 의한 재투표를 주장하면서 국민회의의 발목을 잡고 있다.이에 반해 지난번 본회의에서 총리인준안 처리를 무산시킨후 기력을 회복한 한나라당은 강공드라이브를 계속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총리인준정국 와중에 생긴 북풍변수는 한나라당의위기감을 증폭시켜 결속을 더욱 강화시키고 있는 형국이다.

한나라당은 이에 따라 김종필총리서리체제에 대한 위헌 시비를 강화할 방침이다. 내주초 김종필총리서리 체제에 대한 법적조치의 일환으로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 심판과 총리서리직무집행정지 가처분신청을 내기로 한 것도 이같은 방안의 일환이다.

6일 국회개회가 여당측의 불참으로 무산됐지만 오는 10일께 재차 국회를 소집해 JP총리서리체제에 대한 위헌 시비를 증폭시키겠다는 전략도 세워두고 있다.

결국 김종필총리인준문제로 촉발된 여야간의 대치국면은 극적인 해결책을 찾지 못하는 한장기화할 공산이 커지고 있다.

〈李相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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