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정계개편' 여론조사 공개

입력 1998-03-06 15:13:00

정치권에서 정계 개편설이 무성한 가운데 청와대는 어떤 입장을 취하고 있을까. 김(金大中)대통령은"정계 개편계획은 아직은 없다"며 이를 부인했지만 여전히 의구심을 떨쳐내지는 못하고 있다.박지원(朴智元)청와대대변인은 6일 기자들과 만나"김대통령은 현재 총리인준문제로 국회가 표류하고 있는데 대해 무척 고심하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물론 그는 국민회의 일각에서 나오고있는 정계 개편주장과 관련,"정치권에서야 이런 저런 말들이 나오고 있는 게 사실 아니냐"고 얼버무렸다.

그는 이 자리에서 안기부의 북풍 음모와 관련한 야당정치인 조사에 대해서"야당의원이 관련되어있다고 조사하고,안하고 그런 차원이 아니다"며 야당측을 압박했다.

게다가 박대변인은 5일 불쑥 청와대가 의뢰한 전국1천62명대상의 갤럽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이 조사결과는 정부여당측에 매우 유리한 내용이 담겨있다.

김대통령의 국정운영 전반에 대해서 긍정적인 평가가 74.1%로 압도적인 지지도를 보였다. 매우잘하고 있다는 반응과 잘하고 있다는 반응이 각각 20.9%, 53.2%로 조사됐고 잘못하고 있는 편(4.3%)내지는 매우 잘못하고 있다(0.5%)는 반응은 극히 일부였다. 대구경북지역과 부산경남지역의경우에도 각각 76.3%, 69.5%가 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이 조사에서는 김종필(金鍾泌)자민련명예총재가 총리가 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응답이 61.6%나나왔다.

그런데 특히 주목되는 것은 정개개편과 관련된 대목이다. 원만한 국정운영 차원에서 정계 개편이이뤄져야 한다는 견해가 48.5%이고 국정견제를 위해 정계개편은 필요하지 않다는 견해가 36.2%로 나와 국민여론은 정계 개편론이 다소 우세했다. 정가에서는 왜 청와대가 이같은 항목의 설문조사를 삽입했는지 의혹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정가에서는 청와대가 정계개편 구상을 하고 있는지 확실치는 않지만 현재의 정국표류가 지속될경우 국민을 등에 업고,모종의 조치를 할 수 있다는 뜻을 야당측에 전달함으로써 야당의 기세를꺾으려는 의도가 다분히 있다는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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