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대원사 계곡 가는길

입력 1998-03-06 14:00:00

6일은 경칩. IMF파고로 언 가슴을 봄맞이 산행으로 녹여보자.

봄맞이 산행은 언제나 초록초록한 새싹처럼 희망을 안겨준다. 성큼 다가온 봄날 가족, 연인과 함께 산행에 나선다면 어느때보다도 활기 넘치는 여행을 즐길수 있을 것이다.

이맘때 조용히 다녀올만한 곳이 경남 산청군 삼장면 유평리 지리산 대원사 계곡이다. 신라시대고찰 대원사를 낀 이 계곡은 여름철 피서지로 여행객들로부터 각광받는 곳이지만 '고로쇠 투어'장소로도 잘 알려져 있다.

고로쇠는 단풍나무과의 낙엽, 활엽 교목으로 그 수액은 예전부터 한방에서 위장병이나 폐병 등치료제로 사용되어왔다.

여행 들머리는 유평리 삼거리 마을. 대원사와 가랑잎초등학교를 지나 차로 5분 정도 계곡을 따라올라가면 삼거리를 만난다. 이곳 민박촌에서 여장을 풀고 산행을 시작한다. 산행 전에 고로쇠 수액을 구입(1말 4만원), 목을 축인후 물병에 담아 떠나면 좋다. 단맛과 나무 향이 나는 수액은 아무리 마셔도 물리지 않는다. 마을 왼쪽 길이 지리산 최고봉인 천왕봉(해발 1915m) 가는 길이다.콘크리트 포장 길을 30분 정도 걸어 올라가면 하새재와 상새재 마을을 만난다. 상새재 포장길 끝부분에서 왼쪽으로 접어들면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되는데 입산통제에 유의해야 한다.이곳에서 천왕봉까지는 4시간. 무리한 산행이 되지 않도록 일정, 체력에 따라 적당한 지점에서 돌아와야 한다.

등산로를 따라 올라가면 봄 기운에 흠뻑 젖을수 있다. 꽃샘추위라는 복병이 있지만 눈이 녹은 계곡은 폭포수를 이뤄 장엄한 화음을 연출하고 있다. 계곡물에 손발을 담그면 정신이 번쩍 들 정도로 물이 차갑게 느껴지지만 싫지만은 않다.

'봄의 전도사' 버들강아지는 계곡물을 잔뜩 빨아들여 꽃망울을 터뜨리고 터널을 이룬 대나무 숲은 진한 녹색 빛깔로 겨울을 이겨낸 기개를 자랑하고 있다.

또 등산로 곳곳에서 고로쇠 수액 채취 현장을 볼수 있다. 새재마을 주민들은 골짜기를 경계로 삼아 수액을 채취하고 있는데 올해는 겨울날씨가 따뜻해 수액 채취량이 예년의 절반에 불과하다고한다. 수액은 눈이 많이 오고 땅이 꽁꽁 얼어붙을 정도로 추워야 양이 많아진다는 것.대구에서 대원사 가는 지름길은 고령~합천(33번국도)~의령(20번국도)~산청 코스다. 88고속도로로갈 경우 고령 성산IC에서 내려 합천으로 간후 의령가는 길을 택하면 된다. 차로 2시간30분 거리.문의는 유평리 삼거리 상회 (0596)72-9591, 새재 이장 김복석씨 (0596)72-8288.〈金敎盛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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