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극장가 볼만한 영화 2편

입력 1998-03-06 14:59:00

섹스와 자동차, 그리고 탐욕스런 인간의 본능들.

'타이타닉'의 열기가 숙지면서 두편의 볼만한 영화가 대구극장가를 찾는다.

'비디오드롬''플라이'등을 통해 인간과 기계의 역학관계를 화려한 시각효과로 표현했던 데이빗 크로넨버그감독의 '크래쉬'와 '타이타닉'과 함께 아카데미 작품상에 도전하는 정통누아르 'LA 컨피덴셜'.

'크래쉬'는 자동차충돌과 성적 흥분의 함수관계를 대담하게 그린 화제작이다. 지난해 부산영화제에서 일반에게 소개되려다 심의문제로 상영이 취소됐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충격적인 섹스신때문이었다. 그러나 감독은 단순한 섹스를 그린 것이 아니라 현대사회의 대표적인 기계인 자동차를통해 인간의 끊임없는 욕망을 파헤치고 있다.

방송국 프로듀서 제임스(제임스 스페이더)는 아내 캐서린(데보라 윙거)과 비정상적인 관계에 탐닉한다. 서로가 불륜을 저지르고, 서로 자극받는 것이다. 어느날 제임스는 여의사 헬렌(홀리 헌터)의차와 충돌한다. 제임스는 사고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헬렌을 보며 순간적으로 성충동에 사로잡힌다. 그리고 폐차장에서 만난 그들은 자동차 안에서 격렬한 섹스를 나눈다. 헬렌은 충돌순간의충격이 성적 에너지로 전환된다는 가설을 세우고, 자동차 충돌에 탐닉하는 광신집단의 리더인 본이라는 과학자를 소개한다. 본과 헬렌, 제임스와 캐서린은 자동차와 완벽한 교감상태를 맛보기 위해 끊임없이 충돌사고를 일으킨다. 충돌의 강도는 점차 커지고, 급기야 본은 최후를 맞는데…'LA 컨피덴셜'은 교묘한 복선이 촘촘하게 이어지는 90년대판 필름누아르다. 완벽한 플롯과 개성적인 캐릭터,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치밀한 사건 전개, 주연및 조연배우들이 펼치는 원숙한 연기를 바탕으로 작품상 감독상 각색상등 아카데미상 9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됐다.영화는 세 경찰관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완력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버드(러셀 크로우), 실리적이고 노련한 형사 잭(케빈 스페이시), 야비하면서도 정치적 야심이 강한 에드(가이 피어스). 이들은 시내의 한 카페에서 벌어진 집단 살인극을 수사하면서 저마다 얻은 단서를 가지고 경쟁한다. 서서히 드러나는 범죄의 배후. 매춘조직과 마약밀매 마피아단, 사건을 축소하려는 LA경찰국내부의 부패고리. 다가갈수록 그들은 세 사람을 조여온다. 〈金重基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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