캉드쉬 구제금융권유때 강전부총리 거부

입력 1998-03-05 15:11:00

국제통화기금(IMF)의 미셸 캉드쉬 총재가 작년 11월16일 한국을 비밀리에 방문, 구제금융을 받도록 권유했을 때 당시 강경식(姜慶植)부총리 겸 재정경제원장관 등이 이같은 제의를 완강히 거부한 것으로 드러났다.

홍콩에서 발행되는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은 3일자 1면 기사에서 한국의 외환위기가 걷잡을 수 없이 증폭되고 있을 때 서울의 한 호텔에서 강전부총리와 이경식(李經植) 한국은행 총재 등에게IMF의 개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하자 이에 역정을 냈다고 캉드쉬총재가 밝혔다고 보도했다.이 자리에서 캉드쉬총재가 "한국의 외환사정이 바닥이 나고 있는 만큼 이제 IMF가 개입할 때가됐다"고 말하자 이들의 반응은 "당신 미쳤어? 우리 시스템은 현재도 작동하고 있다"는 것이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캉드쉬총재는 한국의 경제지도자들이 경제위기감과 함께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서도 위기감을 느꼈기 때문에 이같은 거부반응을 보인 것으로 분석했다.

또 같은 달 21일 강부총리의 후임인 임창렬(林昌烈)씨도 처음에는 구제금융 대신 미국과 일본정부로부터 차관을 지원받아 금융위기를 해소하려 했으나 접촉결과 미국과 일본이 IMF를 통해서문제를 해결하라는 반응을 얻었다고 캉드쉬총재는 회고했다.

특히 임부총리는 재경원 부하직원을 시켜 한국은행이 외환관련 자료를 IMF에 제공하지 못하도록막는 등 마지막 순간까지 IMF행을 막아보려고 안간힘을 썼다고 캉드쉬총재가 전했다고 이 신문은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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