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서리 위험.폭력성 맹공

입력 1998-03-05 15:46:00

한나라당의 대여공세 강도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누가 이기나 한번 해보자"는 분위기다.이같은 기류는 지난 2일 본회의에서 총리임명동의안 처리를 무산시킨데 따른 자신감에서 비롯된다.

4일 오후 장장 세시간 반에 걸쳐 열렸던 의원총회도 강경일변도로 나갔다. 한나라당의 강경론을 주도하고 있는 초선3인방을 필두로 초.재선 의원들의 기류에 당지도부가 가세하는 형국이었다.

이 자리에서는 2일 본회의장에서 실시된 투표의 적법성과 국민회의와 자민련의 비민주성과폭력성을 성토하고 총리서리체제의 위헌성과 김종필(金鍾泌)총리서리의 자진사퇴를 촉구하는 수준도 넘어섰다.

새정부가 출범한지 겨우 8일이 지난 시점에서 김대중(金大中)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까지거론된 것이다. 고려 검토대상이 돼야 한다는 수준이었지만 소속의원들의 극한 감정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이에 앞서 이상득(李相得)원내총무는 김총리서리에 대한 직무집행정지 가처분신청, 전지구당에 김총리서리 사퇴촉구 현수막 설치, 3월2일 투표를 물리력으로 저지한 여당의원들에 대한국회윤리위 제소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한나라당은 또 이날부터 전국적으로 2일국회파행을'총리서리체제 강행을 위한 DJP의 준비된 쿠데타'라고 비난한 호외당보 30만부배포에 돌입했다.

초선 강경파를 대표해서 나온 김문수(金文洙), 홍준표(洪準杓)의원은 김총리서리가 물러날때까지 대여(對與)투쟁을 강화할 것을 촉구했다. 또 이날 의총에서는 3월2일 본회의장을 녹화한 비디오테이프를 보며 의원들의 전의(戰意)를 다지는 시간도 가졌다.

한편 한나라당의 초강경 입장은 복잡한 당내 구도에도 기인하는 것으로 보인다. 3월2일 본회의장'승리'를 계기로 분명하게 형성된 대여투쟁의 전선을 계속 유지해야 내부적인 문제를덮어둘 수 있다는 지도부의 계산도 한 몫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당장 재.보궐선거 공천문제와 전당대회 개최시기와 지도부 구성 방식 등 각 계파별로 얽히고 설킨 현안들이 일거에 부각될 경우 당 전체가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는 점에서당지도부도 초.재선그룹의 강경론을 뒷받침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당분간 한나라당의 대여공세는 강도를 더해나갈 전망이다. 하지만 당내부의 구조적인 문제는 내연상태로 잠복해 있어 강공세가 얼마나 유지될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李東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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