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섬업체 본사 대구이전 "난색"

입력 1998-03-05 14:54:00

4일 오후 서울 로얄호텔서 열린 한국화섬직물 수출협의회엔 '이색 참석자'가 있었다. 화섬업계 대표모임에 대구시 산업국과 경제국 공무원 두 사람이 끼인 것. 이들이 회의에 참석한것은 서울에 본사 및 무역사무소를 두고 있는 지역 화섬업체의 대구이전문제에 대한 업계의의견을 듣기 위해서였다.

화섬업체 본사 및 무역사무소 이전은 대구시가 지역경제 활성화를 명분으로 계속 추진해왔던 문제. 그러나 화섬업체들은 여러 가지 이유를 내세우며 대구 이전을 꺼려왔다. 이에 대구경북견직물조합측이 업체측의 입장을 들어보라며 이들 공무원의 화섬직물 수출협의회 참석을 주선했다.

더욱이 올핸 IMF한파로 대구시의 세수 부족액이 2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대구시로선 한 푼이 아쉬운 입장. 대구시가 해묵은 숙제를 들춰낸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업체들의 불만이 터져나오자 대구시 공무원들은 할 말을 잃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화섬업체는 성안, 성우무역, 동성교역, 금강화섬 등 16개. 화섬업체들은지역 금융권에 먼저 화살을 날렸다. 건설회사엔 수천억원씩 융자해주면서 섬유업체들에 대한 지원에 너무 인색하다는 것. 지역 금융권의 섬유업체 푸대접이 개선되지 않으면 무역금융 지원을 받기위해서라도 서울 사무소 철수는 어렵다는 얘기였다. 화섬업체들은 이어 바이어들을 붙잡고 있는 대기업 직물수출본부의 대구이전부터 추진해야 지역 업체들이 뒤따라갈수 있다고 주장했다.

〈曺永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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