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통령 인터뷰

입력 1998-03-05 00:00:00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4일 조선일보 창간78주년 인터뷰에서 향후 국정방향의 일단을 드러냈다.

김대통령은 우선 교육제도의 획기적인 개혁을 약속했다. 그는 "본질적인 교육체제의 변화가있어야 하고 일률적인 시험도 지양돼야 한다"면서 "대학입시제도를 완전히 대학자율에 맡기겠으며 대학에 들어가고 싶은 사람은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가게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대통령은 특히 "입사시험에서도 학력제한이 철폐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최근 대학교수 채용비리와 관련, "법으로 해서라도 자기대학 출신을 몇십%밖에 못쓰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또 가정경제를 망치는 사교육비를 줄이는 교육개혁은 반드시 해낼 뜻을 내비쳤다.김대통령은 내각제 개헌약속과 관련, "약속은 지킨다"고 전제, "IMF사태를 정리해놓고 명년에 들어가 논의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재벌개혁도 언급했다. 그는 "재벌의 시대는 끝났다"면서 "재벌개혁을 위해서는 은행개혁이 선행돼야 하나 요즘 은행들의 주총상황을 보면 개혁의지가 부족하지 않나 걱정스럽다"고 말해 최근 시중은행장 선임에 우회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김대통령은 경제실정 규명작업에 대해서는 "비리는 감사원에서, 정책적인 문제는 국회에서따질 것"이라고 말한뒤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은 정치적 책임은 있을 지 몰라도 경제에대해선 깊이 아는 게 아니어서 밑에서 보좌했던 사람들이 더 책임이 있는 게 아닌가 하는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김전대통령을 다소 두둔한 발언이어서 주목된다.

김대통령은 야당의 협조도 빼놓지 않았다. 김대통령은 "박태준(朴泰俊)자민련총재를 통해 조순(趙淳)한나라당총재에게 3당 연립정부를 하자고 제의했고 국무위원도 6석씩 나누자고 했다"고 소개했다.

〈李憲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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