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임시국회 정국전망

입력 1998-03-04 00:00:00

김종필(金鍾泌)국무총리임명동의안 문제는 한나라당의 요구로 6일에 소집이 예고된 제 190회 임시국회에서도 해법을 찾기 어려울 전망이다.

최악의 경우 여야는 2일 난장판이 돼버린 본회의장의 장면을 재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이렇게 되면 적어도 6일까지 처리해야 할 공직사퇴시한 조정문제를 포함, 추경예산안 편성과 인사청문회 관련 법안 등 현안들은 뒷전으로 밀려나 아예 거론조차 되지 않을 공산도 없지 않다.임시국회 소집주체인 한나라당의 입장은 분명하다. 적법한 절차에 따라 실시된 투표가 적법한 만큼 진행된 2백1명의 투표를 개표, 그 결과에 따라 총리임명동의안을 처리하자는 입장이다. 여권에서 주장하는 재투표는 있을 수 없다는 점도 불변이다.

한나라당의 이상득(李相得)원내총무는 "자민련은 아예 투표보다는 그 자체를 봉쇄하는데 주력했다. 그러나 우리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적법한 투표를 한 만큼 개표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여권이 총리인준투표가 중단됐고 총리임명동의안이 국회에 계류중인 상태에서 총리서리체제를출범시킨 점에 대해서도 대야(對野)자극제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에 대한 법적대응 불사방침도 정했다. 2일 조순(趙淳)총재가 말한 위헌제청이나 총리직무집행정지가처분 신청 등의 방법이 그것이다.

특히 한나라당이 현재로서는 공전 내지 격돌이 불가피한 임시국회소집을 요구한데는 2일 본회의투표무산시 소속의원들이 보여준 단결력이 무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사기가 고양됐을 때 밀어붙여보자는 강공책이다.

또 여론 일각의 비난을 감수하고라도 김총리서리에 대한 정치적 흠집내기의 효과도 만만치 않을것이라는 정치적 계산도 작용하고 있다.

반면 국민회의와 자민련등 여당측은 2일 본회의 투표가 공개투표, 백지투표, 암호투표 등의 불법이 자행된 만큼 재실시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이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국회운영에 협조할 수 없다는 입장인 만큼 국회공전의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이대로는 국회를 다시 열 경우 2일 투표의 유무효논쟁에 따른 파행이 불가피한 만큼 국민회의는본회의를 열기 전에 총무회담을 통한 조율을 주장하는 것이다. 그러나 양측이 접점을 찾아낼 가능성은 지극히 낮아 제 190회 임시국회도 '헛바퀴'만 돌릴 공산이 매우 높아 보인다.여기에 정국의 주도권을 상실하지 않으려는 여당측과 월말 전당대회를 앞두고 강경파들이 주도하고 있는 한나라당측의 내부사정이 서로 감정대립의 양상마저 보이고 있어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李東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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