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뿐인 '자전거 도로'

입력 1998-03-03 00:00:00

대구시와 각 구청이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개설하고 있는 자전거도로가 부적절한 위치 선정, 구간 마다 시공 차이, 도로 연계성 미흡, 관리 부실등으로 제구실을 못하고 있어 예산만 낭비하고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현재 대구 시내 자전거 도로 지정 구역은 서신로와 공단로등 모두 65개 구간에 총 연장이 72km이며, 시는 앞으로 10년 동안 2백41개 노선에 3백72km로 확대할 계획이지만 지난 94년 개설한북구 만평네거리와 삼익중공업간 5.2km의 경우 불법 주정차 차량으로, 중구 대구역과 동인 네거리간 1.3km는 노점상들로 인해 자전거 도로의 기능을 이미 상실했다.

또 서구 신평리네거리와 북비산네거리간 1.5km와 팔달교-원대오거리간 2.3km 구간은 인도 일부분이 자전거 도로로 지정은 돼 있으나 잦은 보도블록 교체로 도로 표시선을 찾아볼 수 없을 뿐아니라 안내 표지판도 없어 이용자의 편의를 전혀 고려않고 있다.

각 구간의 자전거 전용도로의 시공 방식도 업체마다 달라 이달 개통 예정인 달서구 학산중학교-보훈병원간 구간은 인도 중앙에 붉은색 아스팔트로, 서구 두류네거리-평리네거리간은 고압 블록으로 설치해 통일성을 잃었다.

또 지하철 2호선 공사로 일시 폐쇄된 고산국도는 자전거 도로가 기존 아스팔트 도로의 마지막 차로에 연결해 놓고 있다.

이와 함께 자전거 이용자들이 지하철 등 다른 교통수단과 연계해 탈 수 있도록 배려한 자전거 보관소 등 부대시설도 따르지않아 자전거 도로 이용률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지적이다.YMCA 김화영 간사는 "지역내 자전거 도로에 대한 조사 결과 서신로와 지하철 1호선 구간등의경우 전체 거리가 짧고 다른 구간과의 연계성이 부족해 자전거 도로의 기능을 살리기 어렵다"고밝혔다.

또 "공단로와 대구역 앞 노선등은 잘못된 위치 선정과 관리 부실로 자전거 도로로 이름만 붙어있을뿐"이라며 "전체 자전거 도로중 이용이 가능한 구간은 10% 정도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李宰協기자〉

최신 기사